남북한 주민들 간에 핸드폰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한다(조선일보12.3). 서류를 보낼테니 돈을 보내라, 어디에서 만나자, 누구를 찾아가라, 옛날에는 난수표를 사용하여 통신을 했다. 그걸 듣고 기록하고 해독하려면 시간도 걸리지만 들키는 게 가장 무서웠다. 접선을 시키려면 잠수정을 이용하는 등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치렀다. 하지만 이제는 간단히 핸드폰으로 하게 됐다.
간첩 잡는 부서들이 건강하게 존재한다 해도 이 많은 통화를 일일이 잡아낸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간첩 잡는 부서도 사실상 없는 상태이다. 오히려 국가는 간첩을 민주화투사라 한다.
한국에 온 탈북자가 북한에 들어가 간첩교육을 받고 다시 한국으로 나온 후 자수한 사건이 있다. 4개월 전의 일인데도 정부가 쉬쉬 하다가 언론에 의해 알려졌다.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로는 처음 구경하는 간첩이다.
만일 그가 자수하지 않았다면 그는 국가의 비호 하에 간첩활동을 떳떳하게 했을 것이다. 만일 언론이 이를 폭로하지 않았다면 국민은 “북한은 이제 변했다. 더 이상 간첩을 내려 보내는 대남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정부의 메시지에 까맣게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정부는 자수한 그 탈북자를 골칫거리로 취급하고 싸늘한 눈길을 주고 있을지 모른다.
“너 하나 때문에 북한이 아직도 간첩을 양성하여 남파하고 있다는 사실이 들통 나게 됐잖아~ 엉?"
“지금 막 국보법 철폐를 강경하게 통과시키려 하는 데, 결정적인 순간에 코를 빠트리는 이유가 무어야, 엉?”
2004.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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