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발, 기우杞憂에 그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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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知人께서 기분이 몹시 좋지 않으시답니다. 나 역시 그 일로 종일
우울했습니다. 정말 큰 일입니다. 보통문제가 아닙니다.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한고학연] 출범!
"정치적 지향은 배제한 채 비폭력과 비정치성의 원칙을 갖고 다양한 학생의견을
수렴해 반영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지만, 과연
한총련이, 전교조가, 정당政黨들이 저들을 그냥 둘까요?
다중多衆의 계속적 집합은 언제나 정치세력화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다중은 '모여있다는 자체'로서 파워를 지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순수를 표방하더라도, 조직화된 집단의 정치세력화는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게는, "한고학연 결성"이 "고교생 한총련 결성"과 다르지 않게 보입니다.
이런 걱정은 백분지 일의 가능성이라할 지라도, 중차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세기의 홍위병과 나찌 유겐트가, 21세기의 대한민국 땅에서 다시 싹을 틔우고 있는데,
한나라당을 포함하여 우리사회가 어떻게 대처할지..걱정스럽습니다.
방책은 있느지, 심각하게 생각하고는 있는지,
아니, '한고학연' 결성사실 자체를 알기나 하는지..
정치세력의 연령이 낮아질 수록, 그 사회는 흉폭한 학살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습니다.
'모택동'치하의 홍위병들이 그랬고, '폴포트'치하의 캄보디아 철부지들이 그랬습니다.
아시다시피 킬링필드 학살의 집행자들은 십대초반의 어린아이들이었습니다.
어린만큼 단순했습니다. 죄의식이 없었습니다.
집에 볼펜 한 자루만 있어도 지식계급이라 죽창으로 찔러 죽이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워
질식시켜 죽였습니다. 전인구의 삼분지 일을 그렇게 학살했습니다.
사춘기 청소년은 이성 보다 감성, 논리보다 기분에 좌우되기 쉽습니다.
어떤 계기로 집단이 폭력을 쓰기 시작하면, 광폭한 저들을 무슨 수로 제지하겠습니까?
대학생이나 청년들은 병역兵役과 취업문제가 가까이 있기에, 그래도 현실이 스승이 되어
어느정도 제정신을 차리게 해주지만, 고교생은.. 사정이 다릅니다.
민족과 애국, 통일과 개혁 따위의 이상주의가 젊음의 광기와 결합한다면,
가공可恐의 파워를 발산할 것입니다.
입시지옥의 도피수단으로써, 기성에 대한 이유없는 반항으로써
조직화된 고교생 집단이 물리력을 행사한다면,
그야말로 통제불능의 상태에 이를 것입니다.
오늘, '한고학연' 출범 소식을 듣고 참으로 두려운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발 저들이 미래에, '고교생 한총련'으로 변신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런 내 생각이 기우杞憂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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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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