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 ``전혀 도움될 것 없어``
선수들 낙관론 조심론 등 양분 "전혀 도움이 될 게 없다."
토고의 오토 피스터 감독의 사임 소식을 전해들은 딕 아드보카트(59)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우리 팀에 전혀 도움이 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태극전사들이 긴장이 풀릴 것을 경계해야 했기 때문. 이원재 대표팀 미디어담당관은 10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한국대표팀이 훈련하는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반응을 전했다.
그는 "아드보카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토고 감독의 사퇴 보도를 전해들은 뒤 '이런 일이 우리 팀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감독의 사퇴한 이후 토고 선수들의 응집력이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이 담당관은 덧붙였다.
▲선수들 반응 각양각색
태극전사들의 반응은 낙관하는 선수들의 의견과 조심해야 한다는 쪽 등이 양분됐다.
김진규(이와타)는 "혹시 본프레레 전 감독이 토고 대표팀을 맡는 것 아니겠느냐"며 "아프리카 선수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응집력을 발휘할 것 같지 않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백지훈은 "아무래도 감독이 없으면 조직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우리에게 이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김두현은 "감독 없이 경기를 하면 오히려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토고 선수들이 더 결집할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이천수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이곳에 승리하기 위해왔고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렸다"며 "다른 것 신경쓰지 않고 승리로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피스터 감독, 토고축구협회 맹비난
한편 사퇴한 오토 피스터 감독은 선수단 숙소인 독일 남부 방겐 발터슈뷸호텔을 떠나 베를린 지역신문은 '타게스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토고축구협회가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아 선수들의 불만이 팽배했다. 결국 파업으로 이어졌고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없었다"며 "이번 사태는 내 책임이 아니라 협회 책임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선수들이 의욕을 상실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선수들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한다. 토고축구협회가 프로페셔널답게 일을 처리하지 않아 나 역시 프로답게 내 일을 수행할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가 사퇴한 이유는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홈페이지(www.fifa.com)에도 크게 보도돼있다. 그는 FIFA 홈페이지에서 "내가 감독에 부임할 당시 선수들 보너스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들었지만 이후 계속 문제가 돼왔다"고 말했다.
▲사태 경위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오른 토고 선수들은 보너스 문제로 토고협회와 줄다리기를 벌이다 지난 1월 이집트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때 심각한 문제로 불거졌다. 결국 나이지리아 출신의 스티븐 케시 감독이 경질되는 위기를 맞았다. 토고협회는 독일 출신의 오토 피스터 감독을 선임했지만 물러나지 않겠다는 케시 감독과 내홍을 겪으며 제대로 된 평가전도 치르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피스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전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독일 방겐에 캠프를 차린 이후에도 선수들이 훈련을 거부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 9일 에뎀 코죠 총리와 아유터 우영가 체육부장관이 직접 찾아와 선수들과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선수들이 요구한 1인당 15만5000유로(약 1억8800만원), 승리수당으로 3만 유로(약 3600만원) 등 엄청난 금액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에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받지 않고 각자 자율훈련을 해왔다.
사실상 파업에 가까운 분열을 지켜본 피스터 감독과 피트 함베르크 코치는 결국 사퇴를 결심하게 된 것이다. 토고협회는 곧바로 자국 코치인 코조비 마웨나 코치를 사령탑으로 승격시키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핵심 킬러인 아데바요르가 "감독이 떠나면 나도 떠나겠다"며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토고의 내분은 좀처럼 사그라들 분위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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