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 초등학생보다 못한 대학생을 찍어낸다
[입력 : 2006.09.25 22:56 30]
믿어지지 않겠지만 이것은 분명히 우리 대학과 대학생의 현실이다. 15개 대학 경제학·수학·컴퓨터학과 학생 757명에게 ‘75.3%’를 소수로 나타내면 얼마가 되느냐는 문제를 풀게 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으론 초등학교 6학년이 푸는 문제다. 23.9%의 대학생들이 5개의 답 가운데 정답을 골라내는 이 문제를 맞히지 못했다. 14.5%의 대학생은 ‘0.8, 13/20, 37/50, 0.27, 85/100 가운데 가장 큰 수는’이라는 초등학교 4학년 문제의 정답(85/100)을 찾지 못했다. 30.6%의 대학생은 중학교 2학년에서 배우는 1차함수의 개념조차 몰랐다. 성균관대 교육학과 팀이 수학을 많이 활용하는 專攻전공의 대학생을 골라서 했다는 조사결과가 이렇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05년 낸 보고서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드는 교육비가 1억1190만~1억3071만원이다. 어려운 학부모가 자식을 대학 보낸다고 이런 돈을 쏟아부었는데 초등학교, 중학교 수학문제 하나 풀지 못하는 학생들이 이렇게 수두룩한 것이다. 한국 교육은 지금 초등학교 6년, 중학 3년, 고교 3년, 모두 12년이 걸려서 이런 대학생을 찍어내고 있다. 물론 가장 기막힌 것은 학생 본인이다. 다음은 학부모일 테고 그 다음은 누구일까. 교사들이 우리 탓이라고 하고 있을까. 또 입만 열면 ‘공교육 정상화’라는 平等평등 철학을 염불 외듯 하고 있는 교육부 당국자와 이 나라 위정자들이 모두가 우리 罪죄라고 하고 있을까. 그들의 언동을 보면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 반성의 기색도 없다.
삼성전자는 신입사원 再敎育재교육에 한 해 800억원씩 들인다. 그러니까 다들 다른 회사에서 再재교육 시킨 사람만 채용하려 한다. 주요 대기업 經歷者경력자 채용비중이 1996년 39.6%에서 2004년 79%로 늘어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서울 어느 대학에선 학생들 영어실력이 너무 수준未達미달이어서 교수들 사이에서 “차라리 고교 영어참고서부터 가르치자”는 얘기가 나왔다가 “대학이 학원이냐”는 반발에 없던 일이 됐다고 한다. 서울대조차 매년 신입생 중 10~25%는 입학하기 전에 고교 수학이나 영어를 특별학습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화 시대에는 국경이라는 울타리가 없다. 중국 대학생이나 한국 대학생이나 싱가포르 대학생이나 같은 운동장에서 實力실력을 겨뤄야 한다. 중국에서 올 9월 대학문을 나서는 졸업생이 410만명이다. 우리는 한 해 60만명을 배출한다. 중국 학부생 숫자가 2000만명이고 우리는 350만명이다. 한국 대학생 1명이 중국 대학생 6명, 7명 몫을 해야 경쟁이 된다. 實相실상은 거꾸로다. 일본 국제과학진흥재단이 2003년 한국·중국·일본의 10여개 대학 이공계 1·4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학·물리·화학 학력평가에서 한국은 전 분야 꼴찌를 차지했다.
대학별 1학년 수학성적은 중국이 31.6~35.6점, 일본 10~47.4였고 한국은 1.3~16점이었다. 1학년 화학성적(38점)도 중국(79점)과 일본(76점)의 절반 수준이다. 일본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한국이 커리큘럼대로 수업을 하는데도 이런 상황인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는 코멘트까지 달았다.
독일이 2000년 OECD 학력평가에서 자기나라 학생 실력이 바닥수준으로 나타나자 제일 먼저 한 일이 ‘국가교육수준진단위원회’의 설치였다. 모든 자료를 꺼내 독일 교육이 下位圈하위권을 기고 있는 이유와 그 해결책을 찾아내자는 것이다. 독일은 이런 반성을 거쳐 2003년 ‘브레인 업(Brain Up)’이라는 反반평준화 교육개혁에 나섰다. 한국은 정반대다. 한국은 초등학생보다 못한 대학생을 찍어내면서도 교수가 학력평가자료를 분석해 공개했다고 그 사람을 ‘?密비밀누설’로 고발하는 나라다.
오늘은 경제에 달렸고, 내일은 교육에 달렸다. 경제가 기울면 우리가 일터를 잃고, 교육이 不實부실하면 우리 자식들이 남의 나라 공장에서 남의 나라 支配人지배인 아래 피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진실이 이런데도 ‘平等평등’과 ‘平準化평준화’의 呪文주문만 외고 있을 텐가. 이 나라 대통령과 교육부장관은 나라의 미래, 자식들의 미래를 당신들의 녹슨 이념과 바꿔 먹어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말인가.
591244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