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와 회담 후에 노무현과 회담 
 
장소는 모두 개성…
6·15나 8·15 유력 
 
허민기자 [email protected]
 
올해 안에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과 ‘노무현 대통령·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순차적으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장소로는 북한의 개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남북 관계에 정통한 중국 베이징(北京)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11일 기자와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과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이 두 가지가 모두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회담 시기와 관련, “양측이 진행해온 물밑 접촉 결과 회담 시기로는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6·15와 광복절인 8·15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회담 장소에 대해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남쪽으로 내려와야 한다는 남측 주문과 신변보장 문제를 들어 이에 난색을 표하는 북측 입장을 절충해 양측이 한 발씩 양보, 북한 개성에서 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측은 김정일 위원장 답방 가능성을 포함한 정상회담의 실현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북측은 이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 먼저 이뤄지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북측의 신뢰는 변함없이 크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북측 요구에 따라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 먼저 실현될 가능성이 좀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이에 따라 올해 내 ‘선(先) 김 전 대통령 방북, 후(後) 남북정상회담’의 순차적인 방식으로 남북관계가 급진전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의 정무특보인 이해찬 전 총리도 북핵 문제가 순조롭게 풀려 여건이 성숙하면 4월 이후 적절한 시기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열린우리당 동북아위원회 대표단을 이끌고 3박4일 간 북한을 방문한 뒤 10일 베이징에 도착한 이 전 총리는 주중 한국 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지난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른 초기 이행조치와 5개 실무그룹의 후속 실행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적절한 시기에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베이징 = 허민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