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에선 “개혁”이란 말이 ‘그들’끼리만 통하는 몇 가지 불문율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크게 보면, ▲ 적화통일에 이르는 과정, ▲ 좌익이 장악하는 과정, ▲ 호남이 장악하는 과정으로 분류될 수 있었는데,
그 뜻의 미묘한 차이는 그들 해당 부류끼리만 통하는 의미였다.
사실, 좌익들이 집권한 이후 지금까지 “개혁”이란 것을 한 곳 치고 온전한 곳이 없다.
멀쩡한 조직이 갑자기 불량품이라며 바람 잡아 파괴되기가 일쑤였던 것이다.
모두들 개혁대상이라고 하면 밥그릇 깨지겠구나 생각부터 하게 만들었지, 정작 구조조정이 된 곳은 없다.
그 개혁의 결과를 보면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다.
첫째, 개혁했다고 하는 곳의 인원이 줄어들지도 않았다. 오히려 늘어났다.
좌파정권 집권이후 공무원 숫자는 엄청나게 폭증하였으며, “처리하는” 자리가 아닌 실제 민원과 관계없는 “지시하는” 자리 위주라는 것이다.
또한 각종 망국책동위원회를 조직하여 합법적 예산으로 좌익들을 지원하고 있음을 웬만한 사람들은 다 느낀다.
둘째, 개혁했다고 하는 곳은 결국 좌익세력 내지 특정지역 세력의 장악으로 마무리되었다는 것이다.
대개 개혁대상이라고 떠들었다가 알게 모르게 조용해진 곳의 대부분이 이렇게 종결된다.
셋째, 아무리 비효율적이어도 절대로 좌익세력이나 특정지역 세력이 장악하면 개혁주체이고, 아무리 효율적이어도 그들이 장악하지 않은 곳은 개혁대상이었다.
아무리 실적이 나빠지고 적자의 늪에 빠져도 그 조직 내에서 이를 전혀 걱정 안 하고, 오히려 개혁해야 된다며 떠드는 무리들을 보면 대부분 좌익성향이나 특정지역 출신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개혁이 엉뚱하게 그들의 의도와 반대로 적용된 곳이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분명 우리나라에선 “개혁”이란 말이 친북적으로 통용되었는데, 이를 “일반적 의미”로 북한에 내뱉었다가 김정일의 심기를 상하게 한 것이 이번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다.
남한에서 개혁하라고 하면 적화통일 쪽으로 변질시키라는 의미라면, 북한에서 개혁이라고 하면 김정일 독재체재를 타도하고 자유민주통일로 나아가라는 의미로 통하여서인가 보다.
북한이 빠진 딜레마 중에 한 쪽이 바로 개혁-개방이고, 그들의 체제에 가장 위협이 되는 내폭인자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방북 중에 우리 측에서 내뱉은 개혁개방이라는 말에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인 북한정권이다.
이 사실은 방북 후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거부감”이란 용어로 직접 실토한 부분이고, 그나마 북괴에 비위맞춰주자는 의미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을 화두로 제시하였다.
한마디로 용어혼란전술에서 저지른 거짓말 잔치가 자충수로 돌아온 격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저들이 “개혁(?)”을 외치는 노력의 10분의 1만큼 우리도 북한을 향하여 “개혁(!)”을 외치는 것도, 진실이 거짓을 타도하는 무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638307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