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526 구기차 2008/02/13 9 1/2 -9
잔치 잔치 벌렸네
숭례문이 불에 타서 무너져도 나하고 상관없는 잔치 분위기
봉하마을 1만명이나 참석하는 성대한 ‘금의환향’ 잔칫상 준비 한창
숭례문 대참사가 일어 난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 봉하마을은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성대한 귀향 환영잔치 준비에 잔칫집 분위기에 빠져 정신이 없다.
행사추진위는 진영읍 번영회와 시민사회단체, 진영중·진영대창초등학교 동창회 등 10여 개 단체 및 노사모 회원들로 구성되고, 행사참가자가 1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방문객을 위한 임시주차장과 셔틀버스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일 밤 숭례문 화재가 발생하여 전 국민을 슬픔과 분노에 빠트렸음에도 행사 취소나 축소는커녕 봉하마을 일대에 노란색 풍선과 노대통령 얼굴을 담은 걸개그림을 거는 등 오히려 더 요란스러운 모습이다.
오전 11시부터 열리는 식전행사는 영남 출신의 국악인 및 연예인 공연으로 이뤄지며, 본 행사는 노 대통령 내외가 도착하는 오후 3시 열리고 오후 4시부터 식후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1억3천여만원 비용을 참여 단체들이 나눠 부담하여 1만명이 먹을 수 있는 떡국과 음료수·과일 등을 준비하고 공연을 위한 행사무대도 설치하고 있다. 노사모는 참가자에게 목도리 등을 기념품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현재 노 대통령이 기거하게 될 봉화 마을을 중심으로 이 지역 일대를 생태관광지역으로 개발하는 '봉화산 일원 관광자원개발사업'과 인근 지역개발에 혈세 495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봉하마을을 생태마을로 새 단장하는 데만 75억원(국비 1억원, 도비 8억9000만원, 시비 25억6000만원), 마을 뒷산인 봉화산 웰빙숲 개발에 30억원(국비 15억원, 도비 7억5000만원, 시비 7억5000만원), 마을 앞을 흐르는 화포천 생태체험시설에 60억원(국비 30억원, 도비 15억원, 시비 15억원) 등등 작은 시골마을인 봉화마을에만 165억원이란 거액의 세금이 들어간다.
봉하마을 인구가 44가구 120명 남짓인 점을 감안한다면 대통령이 난 마을로서 대통령의 덕을 톡톡히 보아 불탄 숭례문을 복구할 만큼 큰돈이 이 작은 마을에 투입되어 갑자기 마을 균형발전을 가져왔고, 이 지역주민으로서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기쁨으로 신명이나 잔치를 이아니 벌일 수 있겠는가.
네덜란드로 외유 중에 있다가 급거 귀국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사의를 표하고, 직접적 책임이 없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숭례문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노 대통령은 국정최고책임자로서 숭례문 화재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자기 탓이 아니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아마 노대통령은 25일 봉하마을에서 잔칫상을 받는 데만 마음이 가있거나 국민들의 인기가 적어 시끄러운 서울을 하루빨리 떠나고 싶은 심정으로 차있어, 국정최고책임자로서의 본분을 깜박 잊었는지 모르겠지만,
600여년 성상을 지켜온 국보1호 숭례문을 잃고 억장이 무너진 국민들은 현장을 방문해 국화꽃 한 송이를 받치며 슬픔과 분노에 찬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는데, 봉하마을에서 1만여 명이나 대거 참석하여 성대한 금의환향 잔치가 열리는 것을 보고 어떠한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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