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ＡＮＣ▶

구제역이 장기화되면서 가축 매몰지가 ４０００곳을 넘었습니다.

지하수나 식수오염도 걱정이지만 산비탈의 매몰지는 붕괴나 유실될 위험까지 안고 있습니다.

홍석준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ＶＣＲ▶

돼지를 실은 덤프트럭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구제역이 막 번지던 작년 12월,

이 매몰지에만 돼지 만 천 두가

묻혔습니다.

두 달 뒤 다시 찾은 매몰지.

10미터 이상 흙으로만

쌓아올린 외벽이

아찔한 경사를 버티고 있습니다.

옹벽이나 배수로도 없어서

비가 올 경우

가축이 가득한 매몰지가

50미터 아래 하천까지 통째로

유실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ＳＹＮ▶김인한/마을이장

"이렇게 놔둬서는 안 되고요.

장마 오기 전에 무슨 조치를 하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장비로 다져서라도 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래가지고는

비가 많이 오면 토사가 흘러내리거든요.

그러면‥"

경북 안동 등 구제역 초기발생지

5곳을 조사했더니,

무려 61곳의 매몰지가

유사한 붕괴 위험을 안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파른 경사도의 매몰지는

비가 조금만 와도 무너질 수 있지만,

환경부의 매몰지 선정기준에

경사도 항목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식수 오염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붕괴나 유실위험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서둘러 매몰이 진행된 겁니다.

◀ＳＹＮ▶ 구제역 매몰지 담당 공무원

"(붕괴위험) 거기까지는 (환경부) 지침에

명시해 놓지 않았죠. 농가 주변에

매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적당한 부지가 없는 경우 그런 위치가

선정되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정부는 전국의 가축 매몰지

4천여 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붕괴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옹벽을 설치하는 등의 긴급대책을

장마철 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홍석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