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 부친의 교사경력과 큰아버지의 면장 경력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유시민 의원이 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해명하고 나섰으나 많은 네티즌들이 믿지 않고 있다. 유시민 의원마저 부친 친일의혹에 시달리면서 열린우리당 유력정치인 대부분이 친일시비에 말려드는 꼴이 됐다.

유시민원 애비의 친일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브레이크 뉴스에는 유시민을 두둔하는 의견과 여전히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아이디 ‘홍은국’을 쓰는 네티즌은 자신의 어머니가 유시민 애비의 제자라면서 “유 의원 아버님이 친일파였다고 주장하시는 분은 그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증인들이 계시니 직접 만나서 확인하라”며 유 의원을 옹호했다.

‘슬기샘’은 “친일파의 후손들이 부모의 과거를 숨기고 애국지사의 후손인양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은 연좌제가 아니라 진실을 위해 과거 행적을 밝혀야 한다”며 “유 의원의 아버지가 왜정 때 교사였고 매국행위를 했는지 철저히 밝히는 것은 좋은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시민은 자신의 애비 친일의혹이 불거지자 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나, 아버지, 과거사 그리고 국가정체성’이란 제목의 글에서 가족사를 소개하며 부친과 백부의 친일의혹을 해명하고 과거사 규명 문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유 의원은 이 글에서 “선친은 1942년경에, 대구상업학교를 나온 둘째 숙부가 회사 업무상 파견 나가 계시던 만주에 가서, 거기 어느 소학교에서 일을 하셨다고 한다”며 “교사였는지, 보조원이었는지, 또는 행정사무를 보았는지는 알 수 없고, 교사 자격이 있었는지 여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선친은 해방 직후 미군정이 교사 요원 공채를 했을 때 동양사 분야에 응시해 합격했고, 6개월 연수를 받은 후 당시 6년제였던 경주여중에 부임했다”며 “이 때 최초로 교원자격을 얻었고, 일제 때 교원경력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백부와 관련해서는 “면장을 지내신 백부는 1900년 생으로 평생 한학과 조선사를 연구하신 분”이라며 “학교는 다니신 적이 없으며 아흔이 넘어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대구 경북 지역 대학의 국문과나 역사학 교수들에게 한문학 강의를 하셨다”고 밝혔다.

유시민은 또 “제가 보는 백부님은 ‘개명한 유학자’였다”면서 “자유당 정권 시절 관직 제의가 있었는데 ‘내가 일제 때 면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어찌 그런 자리에 나설 수 있겠는가”라며 거절하신 일화가 있다고 한다“고 거짓말 했다.

유시민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일부는 시인하고 일부는 부정한 셈이 됐다. 백부가 일제 때 면장을 한 것은 확인해 주었지만 애비가 일제 하에 교사를 했다는 것은 부인한 것.

그는 과거사 규명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그는 “우리 모두는 저마다 가슴 아픈 가족사를 지니고 있다”며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의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민족의 현대사와 각자의 가족사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것을 ‘정리’하고 ‘소화’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아버지가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우리들 각자가 아버지가 한 일을 어떻게 평가하고 소화하느냐는 것”이라며 얼버무렸다.

이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