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같은 때 여권 내에 꼴보기 싫은 군상이 셋 있는데, 그나마 김무성은 좀 선회하려는 쇼라도 떨지만, 반기문과 황우여는 아직도 그 나쁜 버릇을 못 고치고 있다.

일단 반기문의 예를 들자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우방국을 우롱하는 중국 전승절 참가후 TPP 타결에서 소외되는 사태를 겪고선 한미동맹 복원에 애쓰고 있는데, 박근혜의 실책에 같이 말려들면서도 스스로 대단한 용단인 양 중국 전승절에 참가했던 반기문이 김칫국을 다량 섭취하는 쇼를 벌였다.

전승절 참가 이후 즉시 자기 본업인 UN으로 복귀하지 않고 중국 산동성 태산(泰山)에 올랐다고 한다.

하필 태산 등반 중에 비가 내렸는데, 태산 등반 중에 비를 맞으면 제왕이 된다는 속설이 꽤나 있다고 하여, 반기문이 딴에는 심오한 선문답처럼 “雨中登泰山” 같은 소리를 지껄이면서 좌익여론조사기관들이 내놓은 ‘반기문 지지율 1위’와 연계시키려는 수작을 부렸다.

한때 소이부답(笑以不答’) 같은 선문답에 자신도 대입시켜보려는 얄팍한 계산 같은데, 좌익에게 휘둘리기 좋은 인간들 위주로 여권에선 좌익에 장악된 여론조사기관에서 지지율을 높게 매긴다는 걸 모르는가 보다.

보신에만 그친다면 그냥 ‘선비’로 보고 말겠는데, 기회주의 근성을 보이니 지저분하다는 것이다.

이런 반기문에 필적할 만한 보신주의적 기회주의자가 또 있으니 그가 바로 황우여다.

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집필진을 ‘좌우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승세를 원점으로 돌리는 중립을 가장한 배신행위라는 것이다.

사실, 좌익들이 국정화를 반대하는 이들의 주된 이유는 바로 우익화에 있는 것이지 국정화 그 자체는 아니었다.

국정화 이전 검정제일 때에도 좌우 아우르다 결국 좌익화 된 것을 보면, 국정화는 우익화인 것이지 결코 좌우 아우르기가 아님을 알 텐데도, 그래서 정부와 여당이 국정화를 부르짖는 의도가 좌편향을 없애려는 것임을 알 텐 데도 좌우 아우르기 주장하는 것은 지금까지 국정화로 모은 정부와 여권의 역량을 그냥 무산시켜버리는 배신행위가 아니며 뭐란 말인가.

검정제 과정에서 보았듯이, 좌우를 아우르면 떼쓰기에 찌든 좌익에게 신사적인 우익은 버티지 결국 못하고 탈퇴하게 되어 좌편향 되었기에 이러한 좌편향을 제거하기 위하여 국정화를 통하여 우익화하려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여기에다 좌우 아우르기를 주장한다면 실컷 싸운 동료들을 배신하고 실리를 찾는 얌체라는 뜻이 도니다.

안 그래도 좌익이 장악한 언론이 우익(그들 용어로는 보수)이라고 분류해놓은 인간 중에도 실제로는 좌익인 경우가 많기에 좌우 아우르기 자체가 실질적으로 좌익에게 무임승차의 기회를 주는 것인데도 황우여가 좌우 아우르기를 주장하는 것은 동료들이 실컷 싸우게 해놓고는 자신은 물타기로 쏙 빠져버리고 제몫만 챙겨먹는 배신행위인 것이다.

이럴 때 예전부터 ‘제왕적 대통령’ 어쩌고 하며 바람잡아 체제부정적 형용사를 자주 구사하던 이재오가 조용한 것도 이상하다.

정상적인 교과서를 우편향적 집필이라고 덮어씌울 끈덕지 고민하는 것이 아닌지.

좌파는 소수이기에 권력을 못잡은 것이다.

그런 좌파에게 동일한 비중을 할애하는 것은 바로 인구비례를 무시한 남북 동수 의석을 주장하는 고려연방제와 일맥상통함을 생각해 볼 일이며, 황우여가 그러한 고려연방제의 사전작업에 있어 전위대장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