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촛불시위' 정부 방침 오락가락
탄핵규탄 촛불시위에 대해 경찰이 엄단방침을 밝힌 데 반해 선거주무 부서장인 허성관 행자장관이 16일 시위대에 온정적인 입장을 피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허 장관은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과거 문화제나 추모제 형태의 여중생 촛불집회는 불법집회가 아니어서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됐다”며 “과거 전례에 따라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당초 입장은 탄핵규탄 촛불시위를 불법집회로 규정, 해산 및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또 촛불시위는 정치행사이지 문화행사일 수 없으며 대선 당시의 여중생 촛불행사와 다르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탄핵무효 국민행동측이 촛불집회를 문화행사라고 주장, 불법시위 논란에 맞대응하자 허 장관이 시위대 입장을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현행 집시법상 경찰에 신고하지 않거나 야간에 치르는 집회는 불법이다.
그러나 일몰 뒤라도 문화제, 추모제 형식의 행사나 종교행사는 신고 없이 치를 수 있다. 월드컵 응원이나 여중생 추모 촛불행사가 그 대표적 사례다. 따라서 이 집회가 정치행사인지 문화행사인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허 장관의 이런 입장에 따라 16일 탄핵규탄 촛불시위를 허용키로 선회했다. 다만 플래카드 연설내용 등 채증자료를 근거로 시위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늉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대해 북핵저지 시민연대 박찬성 대표는 이날 오후 경찰청을 방문, 경찰태도에 항의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박 대표는 항의서한에서 “경찰청과 행정자치부 장관의 불법적인 탄핵 반대 집회에 대한 대처방안이 왜 다른지 즉각 해명하고 행자부 장관은 불법 집회를 용인, 선동하는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표는 “불법 집회로 규정된 집회를 문화행사로 포장해 편법으로 용인하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로 이에 대해 행자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한다”면서 “불법탄핵 반대 집회가 계속될 경우 보수단체들도 같은 장소에서 ‘탄핵 지지’, ‘노무현사퇴 촉구 촛불집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해·조동석기자
2004/03/16 19: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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