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한심한 한국 언론들의 李 대통령 방미소식 보도

한심한 한국 언론들의 李 대통령 방미소식 보도
언론인지 홍보지인지 알 수 없는 신문과 방송...국민들 눈 귀 가려

2008년 04월 19일 (토) 10:07:28 조현진 기자 [email protected]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캠프 데이비드 1박2일 회동'이 시작되는 것 같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 별장인 켐브 데이비드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만 가는 곳이 아님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매우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처럼 한국 언론들은 호들갑이다.

현재 미국 언론과 세계의 언론들은 미국 워싱턴 방문을 마치고 뉴욕에 도착, 유엔 연설을 앞두고 있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동정에 거의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심지어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도 같은 시기 미국을 방문하고 있으나 교황에 가려져 언론들의 조명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영국 언론들은 꼬집고 있다. 그런데 사실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에 비해서도 더욱 왜소한 이명박 대통령 방미에 관한 미국과 세계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왜 하필 이런 때에 미국을 방문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존심까지 상한다는 것이 현지 교민들의 얘기다.

그런데도 한국 언론들은 이 같은 현실은 완벽하게 외면하고 미국의 부시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관계자, 그리고 미국의 기업인들, 또 세계적 지도자들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가 환대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할만큼 호들갑을 떨고 있다.

또 이 대통령의 세세한 동정만이 아니라 심지어 대통령 부인 동정까지 시시콜콜 보도함으로 군부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불러일으키게 한다.

그렇다면 미국 현지의 사실이 어떤지 외신들을 살펴보자.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미국을 방문한 15일부터 미국의 전 언론은 교황의 방미에 초점을 맞췄다. 교황은 또 미국 앤드류 공군기지에서 부시 대통령 내외의 영접을 받으며 워싱턴을 찾았고 16일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회담했다. 그리고 이 같은 소식들은 미국의 NBC, ABS, CNN 등 방송은 물론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AP통신 같은 거의 전 미국의 언론들을 도배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도착시 영접을 맡은 이는 부시대통령도 심지어 라이스 국무장관과도 아닌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였다. 일개 차관보에게 일국의 대통령의 영접을 맡긴 것만 봐도 미국 부시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를 보는 눈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 17일 오전 10시 미 프로야구단 워싱턴 내셔널의 야구장에서 거행된 미사애는 무려 4만 6천 명 이상 운집했다 그리고 이런 대 군중이 모인 미사를 교황이 직접 집전했다는 내용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언론들이 대서특필하면서 전 지구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런데 같은 시기 미국을 방문 중인 고든 브라운(Brown) 영국 총리는 교황의 그늘에 가려, 전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이러니 한국의 대통령에게 어떤 언론이 조명을 비출 것인가?

고든 브라운 총리가 뉴욕에 도착한 15일, 교황도 워싱턴에 도착했다. 미 언론의 관심은 온통 교황에 쏠려 있었다. 그래도 그나마 관심을 가진 미국 뉴욕 타임스의 17일 기사 제목이 '교황의 그림자에 묻힌 영국 총리의 방미'였다. 그리고 워싱턴포스트(WP)도 16일자 A12면에 게재할 정도였다.

따라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영국 언론들은 브라운 총리가 미국에서 당하는 '홀대'를 비꼬고 있다.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16일 "미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브라운은 카메라에 잘 나오게 포즈에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비아냥댔다.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17일 "영국 총리실은 브라운의 일정을 미국 측과 확정한 뒤에야 교황이 같은 날 방문하는 것을 알았다"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가?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한 현지 언론의 반응은 말 그대로 '썰렁'했다. 어떤 메이져 언론도 기사를 싣지 않았다. 심지어 이날 삼성 광고가 실린 신문들조차 이 대통령의 방미에 대한 기사가 전혀 실리지 않았다. 그리고 삼성의 '광고'가 기사를 대신했다.

WSJ가 전날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는 존 볼턴 전 유엔 대사의 기고문을 게재하면서 이 대통령의 방미를 서울발 기사로 짧게 소개한 것이 전부였다 .

그럼에도 한국의 언론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소식들을 연일 신문 지상에 도배하면서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방송 또한 예외가 아니다. 매시간 뉴스마다 대통령의 소식으로 채운 뒤 내면에 가려진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를 거의 그대로 들어 준 굴욕적 소식들은 외면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교황에 가려 자국 총리의 동정 보도가 적은 것을 꼬집으며 미국언론과 방문시기 조절을 하지 못한 총리실 측에 대해 비판기사를 쓰고 있는데 한국의 언론들은 이 같은 사황들을 전혀 도외시 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동정만 보도하면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외국 순방에 언론들이 관심을 갖는 것을 비판하자는 것이 아니다. 또 대통령은 당연히 한국의 국익을 위한 외교활동으로 취임 이후 첫 방문국으로 최대의 동맹국인 미국을 선택, 방문했다. 따라서 대통령의 미국일정은 국민적 관심대상인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세세한 동정을 보도하는 것은 국익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대통령의 빙미가 우리 나라에 어떤 실익을 가져왔는지를 따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켐프 데이비드에 초청을 받은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그곳에서 합의된 내용들이 국가의 장래에 미칠 영향이 어떤 것인지를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리는 것이 언론들의 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미국 측의 홀대, 미국 언론의 홀대에 대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하필이면 교황일정과 영국 총리 방미일정에 겹치게 일정을 잡은 청와대나 외교부의 설익은 외교실력도 비판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도 우리 대통령이 외국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662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