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노무현씨의 대통령취임 100일을 결산하는 여론조사의 결과를 검토하면서 1년은 365일, 대통령임기가 5년이라니 다섯을 곱하면 1825일, 그 중에서 100일을 빼면 앞으로 1725일을 국민이 이 사람 밑에서 시달려야 하겠구나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였다.
그래서 국민이 신뢰할만 하고 기대 할만한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면 국민 생활의 하루 하루가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씨에 앞서서 대통령 노릇을 한 두 김씨는 그들을 둘러싼 이른바 측근들의 비리와 부정부패 때문에 막판에 가서 크게 시련을 겪었고 '문민정부"도 "국민의 정부"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침몰하고 말았지만 출범 당시에는 여론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지도자들 이었다.
그런데 어쩌면 노씨가 선장이 되어 출범한 "참여정부"라는 이름의 배는 항구를 채 떠나기도 전부터 좌우로 전후로 흔들리기만 하니 이 배에 타고 있는 국민이라는 이름의 승객들이 어지럽고 메스꺼워 견딜 수가 없다. 정말 토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 배가 절단나기 전에 선장을 갈아 치워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백번씩 들먹거리는데 그것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앞으로 1725일, 허구한 날들을 이런 메스꺼운 가슴을 부여안고 살아야 하나.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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