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제 인사가 너무 늦었네요. 저는 "꼴통조작개표기"라고 합니다.
우선 저로 인하여 여러분들의 참정권이 침해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왜냐고요?
헌법1조를 보시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여러분들은 참정권 즉, 선거를 통하여 권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 선거는 "투표"로 시작하여 "개표"로 끝나지요.
결국 "투표"가 여러분들의 권력행사인 "참정권"의 시작이라면, "개표"는 그 완성이라 볼 수 있습니다.
"투표"를 아무리 대다수의 국민들이 잘 하였다 해도 "개표"를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면, 국민들의 "민의"는 왜곡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렇게 국민들의 "민의"를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공정성"과 "정확성"이 강조되어야 하는 "개표"를 "신속성"과 "편리성"만을 위해 만들어진 "꼴통조작개표기"인 제가 미분류율이 4-7%인 관계로 후보자 별 뿐만아니라, 유.무효표조차 제대로 구분할 수가 없었답니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서울시 노원구 같은 경우는 전체 2705매의 투표용지 중에 938매(30%)나 인식을 하지 못하여 제 성능에 대해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나머지 1767매는 어떻게 후보자 별로 구분을 하긴 했는데, 제대로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수개표로 "꼴통조작개표기"인 제가 한 개표가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다른 지역도 모두 수개표로 확인을 안했다고 하니, "꼴통조작개표기"인 제가 볼때도 참 한심합니다.
수개표했다고요? 아!!! 미분류된 4-7%의 투표용지 요것을 확인하고 후보자별 및 유,무효별로 구분을 했다고요? 그럼 나머지 93-96%는 수개표를 하지 않았단 말이군요.
헉! 대선이 끝나고 80여 개표소에서 재검표 다시 했다고요? 한나라당 하고요? 에이~~ 그건 대선 끝나고 45일인가 뒤에 한 거 잖아요. 45일 뒤에 한 재검표를 어찌 믿을 수 있나요. 게다가 대통령선거 같은 경우 투표용지를 "알루미늄 통에 봉인"한 후 임기가 끝날 때까지 보관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여지껏 그리 해왔고요.
그런대 어디서 봉인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터진 박스를 가져와 그 안에 있는 투표용지를 재검표했다니 그걸 믿을 수 있겠습니까?
참 나! "꼴통조작개표기"인 저도 믿지 못하겠네요. 그러길래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부여하라고 제게 명령을 하셨어야지요. 조달청에서 최초 구매입찰공고를 낼 때 제시한 규격서에 의하면 투표지별로 "일련번호"를 부여해야 함에도 왜 중앙선관위는 "꼴통조작개표기"인 제게 "일련번호"를 부여하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이 "일련번호"는 개표사무를 행함에 있어 위조방지라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투표용지가 개표기를 통과할 때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제어용PC에 그 이미지를 저장하여,
투표용지에 기재된 "일련번호"와 이미지에 부여된 "일련번호"를 대조,검증함으로써 실제 투표용지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일련번호"입니다.
이 "일련번호"가 없으므로 누가 투표용지 한 다발을 중간에 쑥 끼워넣거나 바꿔치기를 해도 모르게 되는 것이지요. 왜 "일련번호"를 부여하지 않았을까요? 왜? 왜? 왜? 대답 좀 해주실분 없나요?
국민여러분!!! 다시 한번 "꼴통조작개표기"인 저의 불찰로 인해 여러분들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위협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이상으로 1부를 마치고 2부에서 뵙겠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이야기에서는 "꼴통조작개표기"인 저의 탄생비화와 법률적, 기술적인 문제 그리고 제 형인 "꼴통조작투표기" 일명 "만져스크린"을 소개해 드리고자 하니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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