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본격적인 하투(夏鬪)로 폭풍 전야에 놓여 있다. 이번 주 초부터 양대 항공사 노조가 단체행동에 들어가는데 이어 금속노조.병원노조 등이 잇따라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더 나아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 침체가 장기화돼 국민의 고통이 심한데, 노조가 지금 산업현장에 태풍을 몰고 올 파업에 나설 때인가.

이미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의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오늘과 내일에 걸쳐 각각 준법투쟁이나 시한부 경고파업을 예고했다. 말이 준법투쟁이지 공항 운영에 큰 부담을 주고 승객 안전도 우려된다. 협상 쟁점은 서로 다르지만 회사 측은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는 무리한 요구라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장마로 항공기 결항이 잇따르고 휴가철 승객이 폭주하는 시점에 고객은 뒷전에 둔 채 노조가 실력행사 나서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다.

4개월째 임단협 갈등을 겪어온 병원노조도 8일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해둔 상태다. 아직 조정기간이 남아 있지만 파업에 들어갈 경우 지난해에 이은 연례행사다. 환자의 고통이 과연 안중에나 있는지 의문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한국노총 충주지부장 사망사고에 대한 정부의 무성의한 대응, 비정규직법 처리 무산, 일방적인 최저임금 결정 등을 이유로 노동부 장관과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퇴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요구가 과연 총파업으로 해결할 사안인가. 오히려 정치투쟁이라 해야 맞다. 올 들어 노조 간부들의 잇따른 비리 사건으로 약해진 입지를 만회하기 위해 강경 투쟁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을 만하다. 우선 정부와 노동계가 양보 없는 대치상태를 풀고 대화에 나서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