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사립학교법에는 정규 사립학교는 비영리법인인 학교법인만이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따라서 사인(私人)이 막대한 사재를 출연하여 사립학교를 설립했음에도 단 한푼의 이익도 추구해서는 안됨은 물론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상임이사 제외)의 보수지급마저 금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행 사립학교법에 의하면 이사회 구성에 교육경력자 1/3 이상의 참여를 의무화했고, 친족이나 혈족관계자의 참여가 1/3을 넘지 않도록 제한해 놓았으며, 이사의 결격사유 또한 국가공무원의 결격사유보다 더 엄격하게 규정해 놓았을 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는 관할청의 승인을 얻어야만 이사로 취임할 수 있도록 명문화해 놓았다.
거기다가 해산한 학교법인의 미처분 잔여재산은 국고(대학의 경우) 또는 지방자치단체(중․고의 경우)에 귀속되도록 규정해 두었다.
또한 그 동안 정부는 공공성을 내세워 사학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학생 선발권, 수업료 책정권, 교육과정 편성권을 철저히 제한해 왔다. 근자에 와서는 학교운영권마저도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인사의 간섭을 받도록 제도화 해놓았다. 그 결과 중등사학은 규제의 굴레 속에서 생명력을 잃고 획일적인 공학화의 길을 걷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사학의 공공성을 앙양하는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었음에도 무엇이 또 모자라서 ‘조자룡이 헌 칼 쓰듯’ 공공성을 또 다시 내세워 사학의 고유권한까지 짓밟는 법개정을 하겠다는 것인지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공공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학의 자주성이다. 따라서 사학의 자주성에 대한 공적 규제는 사학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에 한정해야 한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공공성은 최대로 강화하면서도 자주성의 신장은 철저히 외면해 왔음을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사립학교법 제1조에 밝힌 ‘사립학교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라는 규정에도 크게 어긋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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