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협의회가 31일 서울대에서 주최한 '대학의 자율화는 진전되고 있는가'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은 현 정부의 교육 및 대학 정책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환갑을 넘은 대학을 유치원생같이 취급한다' '교육부를 폐지해야 한다' '정권적 수준의 교육 정치화' 등 거침없는 비판이 쏟아졌다.
기조연설에 나선 이상주(전 교육부총리) 성신여대 총장은 "서울대의 입시방안에 포함된 논술고사에까지 정부가 압력을 가한 것은 대학의 자율성을 크게 침범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서울대가 1994학년도 입시 당시 일본어를 제2외국어 선택과목에서 제외한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에 대해 "대학에 부여된 헌법상의 기본권"이라며 기각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상기시켰다.
서울대 김광웅(행정대학원)교수는 주제발표에서 "국무회의도 개방해 교육 관련 법안이 심의되는 경우 학생을, 노동 관련 법안이 심의되는 경우 근로자를 불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직원.지역대표 등을 대학 평의원회에 참여시키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문제삼은 것이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장인 김송희 강원대 교수는 "정부가 추진 중인 고등교육법 개정에 대해 9월 중 헌법소원과 가처분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선우중호 전 서울대 총장은 "정부가 국립대를 개혁 대상으로 전락시켜 놓은 상태에서 서울대가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강명구(언론정보학과)교수는 "교육의 정치화가 각종 교육 관련 문제를 야기시킨다"며 "대통령이 대학의 논술고사까지 간섭하는 정권적 차원의 정치화, 교육관료의 권력화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부를 폐지하고 이를 고등교육위원회로 대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은 "학생.직원 등이 평의원회에 참석한다 해도 그 비율이 교수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며 "총장 선출을 선관위에서 관리하는 문제도 일단 시행해 보고 심각한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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