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급증하는 조기유학 방관만 할 건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조기유학을 떠난 서울지역 초·중·고교생 수가
전년보다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2005학년도인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유학을 간 초·중·고교생 수는
7,001명으로 2004학년도에 비해 15% 늘어났다는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발표다.
각급 학교별로 보면 중학생이 2,521명으로 18.2%가, 초등학생이
2,453명으로 15.3%, 고교생이 2,027명으로 10.9% 각각 증가했다.
서울에서만 매일 평균 22명의 초·중·고생이 외국에서 공부하겠다며
출국하고 있는 셈이니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조기유학 초·중·고생 수는 2000년 11월 자비 해외유학 자율화 대상이
고교 졸업 이상에서 중학교 졸업 이상으로 확대된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며
매년 기록을 경신해왔다.
2004학년도의 38%라는 최대 상승폭이 그나마 15%대로 줄었다지만
해마다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조기유학 행렬이 언제쯤이나 수그러들지 궁금하다.
문제의 핵심은 우리의 공교육 환경이 조기유학에 미치는 상관관계다.
공교육 불신과 사교육비 부담이 조기유학을 부추기는 주된 배경이기 때문이다.
물론 영어나 중국어 등 외국어의 조기교육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학부모의 교육열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자칫 너도 나도 식의 ‘유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과중한 사교육비를 감안하면 유학비용이 그리 비싼 편도 아니라고 말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게다가 국제화시대의 적응력 배양 등 조기유학 찬양론까지 확산되기 시작하면
그 바람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교육은 그야말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모든 국가적 역량을 동원해서라도 공교육의 신뢰성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 교육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교육개혁의 마스터 플랜을 짜야 할 것이다.
[경향신문]
201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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