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맞는 일본 경호 초비상 [중앙일보] 방사성 물질 도난 직후 한국기관 폭파 협박 관련핫이슈이명박 정부 출범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20~21일)을 앞두고 경비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달 초 도쿄 인근 지바(千葉)현에서 방사성 동위원소 ‘이리듐 192’가 도난되는 사고가 발생한 데다 극우세력들이 “(이 대통령 일행이 숙박하는) 긴자 부근 한국 관련 기관을 폭파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 경찰 관계자들은 지바현에서 5일 발생한 방사성 물질 용기 도난 사건은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한 전문가들이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범인들은 특수검사장치 회사의 삼엄한 경비 체계를 불과 1분 만에 뚫고 들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길이 40cm, 직경 27cm, 무게 22kg의 용기 안에는 방사성 물질 이리듐 192의 금속봉이 들어 있었다. 용기가 닫혀 있으면 인체에는 큰 위험이 없다. 그러나 용기가 열리거나 부서져 이리듐이 노출되면 시간당 피폭량은 최대 4.33시벨트(SV)에 달한다. 다만 이리듐 192는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해 폭발물로 사용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토대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 교수는 “긴 시간 완전 노출될 경우 구토·탈모에 이어 사망에 이를 가능성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일본 경찰이 30명의 특별수사반을 구성해 추적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올 초 교토대 실험실에서 초산에틸 18L가 도난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 측은 일본 경찰에 “이 대통령 방일 관련 행사장 출입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만일에 대비해 방사능 물질탐지기를 특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찰은 주요 행사가 열리는 데이코쿠(帝國)호텔 반경 1㎞ 이내에 사복 경찰을 중심으로 200~3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상한 자의 호텔 접근을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호텔 측도 이례적으로 호텔 정문에 ‘주차장 사용 및 출입을 일부 제한한다’는 간판을 세우고 경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일 우익세력들은 도심을 중심으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표기)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 대통령의 방일을 반대한다”며 가두 선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경찰은 극우 세력들이 21일 호텔 인근 히비야(日比谷) 공원에서 열 예정인 항의 집회를 원천 봉쇄하고 행사를 다른 곳에서 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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