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SK 회장 10주기 추모식 … 추모문집 출판 기념회도
최태원 SK 회장이 26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고 최종현 회장 10주기 추모식’에서 가족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SK 제공]
“10년간 아버지의 빈자리를 확인하며, 아들은 비로소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헤아려 볼 수 있었습니다.”
최태원 SK 회장이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에 대한 애틋한 사부곡을 불렀다. 최 회장은 2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고 최종현 회장 10주기 추모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친은 10여 년 전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국 반열에 오르고 SK가 글로벌 100대 기업에 들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1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10대 경제 대국 진입을 눈앞에 뒀고 SK는 글로벌 기업 86위에 오르는 등 부친의 말씀대로 예정된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은 손길승 전 SK 회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조석래 전경련 회장 등 14명으로 구성된 추모위원회가 주최했다. 정·관계에서 이홍구 전 총리를 비롯해 이수성 전 총리, 이승윤·나웅배 전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김우중·김각중 전 전경련 회장, 김상하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고인이 전경련에서 활동할 당시 함께 경재계를 이끌었던 인사들이 참석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이지순 서울대 교수 등 각계 인사 6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고인은 한국경제의 거인이자 산업화 동지였다”라며 “그가 20, 30년 앞을 보고 중국 등 세계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했던 말은 오늘날 상식이 됐다”라고 말했다.
손길승 전 SK 회장은 “최종현 회장을 1965년 처음 본 뒤 9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을 스승이자 선배로 모셨다”라며 “30여 년 전 무자원 산유국의 첫발을 딛고 10여 년 전엔 IT강국으로 올려놓으신 분”이라고 추모했다.
SK는 추모식에 이어 고인의 10주기를 기념해 펴낸 추모 서적 『일등국가를 꿈꾼 기업인 최종현, 그가 있어 행복했다』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이 책에는 구평희 E1 명예회장(세계인 최종현, 그는 ‘비즈니스 스테이츠맨’이었다),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실물과 이론 겸비한 ‘국가 경쟁력 강화’의 전도사),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10년 앞을 설계한 참된 기업인), 이홍구 전 총리(시대를 앞서 미래를 내다본 진정한 대학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큰 기업인, 큰 교육자 최종현)을 비롯한 기업인·학자·관료·언론인 등 각계인사 100명의 기고문이 실렸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경기도 화성 봉담) 선영에 가묘 형태로 모셔왔던 부친의 유해를 조만간 수목장으로 치르겠다”라고 밝혔다. 고 최종현 회장은 장묘문화 개선 필요성을 피력하며 화장할 것을 유언했고, SK 측은 화장장을 설립해 서울시에 기부한 뒤 부속 납골당에 유해를 안치할 계획이었다. SK 측은 “서울시의 원지동 화장장(추모공원) 조성계획이 미뤄지면서 고인의 유지를 받들기 어렵게 돼 생전에 애지중지하며 가꿨던 나무 곁으로 모시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정훈 기자
분묘 치장하기 좋아하고 묘지 천지인 우리 국토의 형편에 수목장을 한다니 참 잘 하시는 일입니다.말하기는 쉬워도 유족 입장에서 막상 실행하기는 쉽잖은 일이지요.모범적인 일, 치하드립니다.(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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