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토목이나 건설에 대한 투자가 경기를 진작시키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거기에도 투자우선 순위가 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이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강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버리고 투자우선순위를 다시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국가 인프라 투자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효과를 달리한다. 미국이나 중국같이 내수규모와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효과도 크다. 또한 글로벌 경제체제보다는 단위국가별로 경제가 운용되던 보호무역주의시대 때가 더 파괴력이 있다. 인프라 수준이 높은 나라보다는 인프라가 열악한 나라에서 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도 불문가지다.

우리는 지금 개방경제체제다. 우리만큼 경제가 대외의존적인 나라도 많지 않다. 내수시장규모도 작다. 인프라 수준도 뒤떨어 져 있는 형편도 아니다. 경기진작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해야 한다. 유례없는 경기침체를 돌파할 수단이 그것말고 마땅한 게 없다. 하지만 토목사업에도 효율의 편차가 크다.

강 정비는 경제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한가한 짓이다. 직접적 생산유발효과도 시급성도 없는 사업이다. 그냥 돈을 풀어 화폐의 유통이라는 플러그에 불을 붙여 국민경제라는 식어가는 엔진을 다시 점화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럴바에는 보다 생산성있고  직접적 투자효과가 높은 사업쪽에 투자를 하는 게 낫지 않겠나 하는 게 내 생각이다.

그게 바로 관광인프라구축사업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는 관광자원이 많고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는 대단히 높다. 그리고 관광사업은 엄청난 관광인프라 구축을 필요로 하고 여기에는 천문학적인 재원이 들어 간다. 어차피 토목으로 경기를 진작시키겠다고 한다면 관광인프라 제고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4대강 정비 사업보다 훨씬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남해안을 꿰뚫는 육상과 해상을 넘나드는 고속도로건설..얼마나 멋진가. 단지 관광인프라 차원만도 아니다. 남해안 주민의 거주환경과 남해안 지역산업의 물류개선효과도 덤으로 가져올 수 있다. 제주도 관광 특구에 대규모 관광인프라 구축은 또 어떤가..어차피 제주는 관광으로 먹고 살아야 할 곳이 아닌가...할 바에는 이번 기회에 통 크게 하자는 것이다.

그 외에도 우리에게는 관광자원이 많다. 모두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한다. 외자 유치에 목맬 게 아니라 이번 기회가 절호의 찬스다. 4대강 정비니 경부운하건설이니 하는 것에 돈 쏟아 부을 일이 무어 있겠는가..이런 곳이 훨씬 낫지...경기부양효과도 못지 않는데 이왕이면 다홍지마 아닌가...

이명박 정부는 강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버릴 필요가 있다. 그건 강박관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