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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진퇴결단 냉철히 검토해야

2009-06-20, 조회 : 46, 추천 : 0

개성공단 관련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이 계속 겉돌고 있다. 한국 대표단의 빈손 복귀로 끝났고 통일부도 대화 격식에 비춰 회담 서차(序次)에서 아예 제외한 4·21 접촉에 이어 11일 1차 회담에서 북측이 황당한 요구를 늘어놓았으며 19일 2차 회담 역시 ‘성과’라고는 7월2일 제3차 회담 속개라는 차수 변경뿐이다. 통일부는 북측이 ‘입주 기업의 경영 애로 해소 차원에서 지난해 12월1일 취한 육로통행 및 체류 제한 조치를 풀어줄 용의가 있다’고 한 발언 취지를 부각시켰다. 김영탁 대표도 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북측이 전제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3월30일 이래 북한이 억류해온 현대아산 직원 문제도 김 대표는 가족 서신의 접수조차 거부당했다고 전하면서 “(신변에) 별일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을 따름이다.

우리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인질 = 개성공단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해온 점에 비춰서도 그 본질에 대한 직접적 접근 채널이 봉쇄된 상황에서 김 대표 등이 북한에 대해 남북 간 합의·계약·법규 및 제도의 준수, 정치·군사 상황에 영향받지 않는 경제 베이스, 공단의 국제경쟁력을 위한 미래 지향적 추구 등 ‘3개 원칙’을 제시하고 북측의 대답을 더 기다리는 식은 북한에 핑계의 시간을 더 끌 수 있게 하는 단견(短見)에 가깝다고 판단한다. 북한이 근로자 임금 4배 인상, 2004년 완납한 토지임차료 31배의 재지급 등을 요구한 1차 회담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6·16 한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의 무리한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그은 금선을 또 흐릴 개연성까지 짚이기 때문이다.

북측이 무리한 요구를 점층화해 더는 정상적 활동이 어렵다는 게 공단 기업의 일반적 진단이다. 육로통행 제한 등의 해제 정도로는 정상화가 무망할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이 존폐 위기에서 일단 벗어났다는 일부 시각에도 공감하기 이르다. ‘진실의 순간’까지 시일을 다소 늘렸을 수 있고, 정부가 진퇴를 결단해야 할 상황이 2차 회담 전후로 달라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