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도 병(病)이라는데...
어쩔려고 자꾸만 정(情)만 주려 하는가.
그러다 말며 돌아 선 그 자리는
늘 아쉬움과 후회만이 가득한 걸 알면서도
오늘도 받은 것 만큼 준 게 아니라
더 배로 주고 싶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날을 앞 두고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날에 움추려 얼어붙었던 맘들을
새날과 함께 펼치면서 또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는 것 보다
사랑으로 다가서다 보면
모래알처럼 수많은 사람들 중에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미운 정(情)도 정이라는데
목소리 하나, 표정 하나마저도 다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오늘도 못다한 나눔의 불만이라면
이제 이쯤에서 멈추자구나...
성냄보다 웃음으로
미움보다 사랑으로 감싸다 보면
언젠가 그렇게 머문 그 자리마저
아쉬운듯 추억하며 모두모두 그리워 하리라.
그게 바로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야하는
너무나 짧은 우리네 삶이 아니겠는가.
그러기에 그 모든게 아름다울 수 밖에 없기에
늘 아쉬워하며 살아가나 보다.
/ 김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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