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신학의 등장

1.민중신학의 정의

1960년대의 한국 신학계가 토착화 논쟁을 낳았다면 1970년대의 한국 신학계는 민중신학을 산출하였다. 1970년대 이래 한국기독교는 인권과 민주화 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민중신학을 태동시켰다. 한국교회는 이미 1920년대에 기독교 사회주의자들과 사회복음 추종자들 가운데서 사회구조로 인해 생기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신학적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민중신학은 1960년대 이후의 한국 상황을 더 정교한 이론 형태로 신학화하였다. 1970년대의 한국사회는 유신체제라고 하는 군사독재의 혹독한 정치적 억압과 급속한 산업화 정책이 낳은 심각한 경제적 모순으로 인해 민중의 생존권과 인권이 위협받고 있었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민중의 현실에 눈을 뜨고 민중과 연대하여 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신학적으로 성찰하여 내놓은 것이 민중신학이다.

민중신학자인 서광선은 민중신학을 이렇게 정의한다.

“민중의 신학, 또는 민중신학은 1970년대 한국에서 신학자들 뿐만 아니라 기독학생, 노동자, 신문기자, 교수, 농민, 작가 그리고 지식인들이 정치적으로 체험한 것을 신학적으로 성찰하여 체계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것은 정치적 상황에서의 억눌린 자들의 신학이요, 억압자들에 대한 신 중심의 (theo-centric) 반응이며, 한국교회와 그것의 사명에 대한 억눌린 자들의 반응이다.”

한마디로 민중신학은 1970년대의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생겨난 신학적 산물이다. 민중신학이 한국의 신학적 산물이라고 하는 점은 대표적 민중시인인 김지하에 의하여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민중신학의 인권운동을 강조하고 한국의 역사적 전통을 남미 해방신학과 관련 짓는다. “남미의 해방신학의 끌로 한국 민중운동의 역사적 전통을 다듬어 민중의 인권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민중신학은 전통적인 콘스탄틴의 기독교를 지배계급의 종교로 낙인 찍음으로서 출발한다. 그것은 고통하는 민중의 울부짖음을 전제하고, 구약의 출애굽 사건과 신약의 십자가형을 전거로 삼으며, 오늘의 한국의 사회 정치적 상황에 사회 경제학 적 성경해석학을 적용한다. 민중신학의 대표적 주창가인 서남동에 의하면, “AD 313년 콘스탄틴 대제가 기독교를 승인하자 그때부터 기독교는 눌린 자들의 지하종교였던 지위에서 지상으로 올라와 누르는 자, 지배자들의 종교, 왕권 종교가 된 것이다. 이로써 눌린 자의 탄식이며 항거였던 신앙, 따라서 묵시문학적이고 혁명적인 잠재력을 가졌던 종교는 그러한 핵이 로마정권에 흡수되어 버리고 그렇게 변질된 종교는 지배자의 이데올로기로 화하였다” 라고 하며 민중의 원통함을 전제하였다.

2. 민중신학의 배경

역사적 배경

제2차 세계대전의 종언과 함께 일본의 식민통치로부터 한국은 정치적으로 해방되었고 리승만이 민주정부를 세웠으나 1948년으로부터 1960까지 12년 동안 장기 독재정권을 유지했다. 그의 정부는 부패하여서 1960년에 4･19 학생 의거에 의하여 붕괴되었다. 이 학생 의거로 말미암아 한국의 정치토양에 민주정신이 심어졌다. 1961년 5월 16일에 군사 쿠테타가 일어나 박정희가 대통령이 되어 군사정권을 오래 끌고 오다가 1979년 10월 26일에 시해 당함으로써 그의 정권은 막을 내렸다. 그의 정치적 독재로 인하여 4･19혁명에 의하여 자극되었던 민주정신이 심하게 짖밟히고, 경제 근대화 운동으로 인하여 부유한 자본가들과 가난한 노동자들 간의 간격이 심화되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일인집권체제를 공고하게 할 목적으로 1972년 10월 17일 유신헌법을 선포하였다. 그는 남북회담을 능률적으로 수행하는데 적합한 체제의 필요성을 내세워 유신헌법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는 모든 종류의 반대세력을 억눌렀다. 그러나 유신 헌법 아래서, 반체제운동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 더욱 활기를 띄우기 시작했고 그때까지만 해도 중립을 지켜오던 성직자들과 대학 교수들이 합세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적 열망이 과열되면서 전국각처에서 투쟁이 일어났다. 당시의 군사독재의 혹독한 정치적 억압과 급속한 산업화 정책으로 인하여 심각한 경제적 모순으로 인해 민중의 생존권과 인권이 위협 받고 있었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민중의 현실에 눈을 뜨고 민중과 연대하여 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신학적으로 성찰하였고 이것이 발전하여 민중신학이 되었다.

사회문화적 배경 & 형성 과정

서남동에 의하여 처음으로 주창된 한국의 민중신학은 시인 김지하의 문학활동에 기초하고 있다. 시인 김지하의 사상은 1975년 5월 감옥에서 쓴 “양심선언”에 요약되어 있는데 거기서 그는 자신을 민중의 한 사람으로 동일시하며 민중의 싸움은 그들이 그들 자신의 운명의 열쇠를 그들 자신의 손에 쥐기 위하여 정의와 자유의 약속된 가나안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한다.

정치신학과 남미 해방신학이 한국에 소개되면서, 박정희의 장기집권을 목표로 1972년 10월에 통과된 유신 헌법을 인하여 몇몇 한국의 급진주의 교회들이 박정희 군사정권과 충돌하게 되었다. 이같은 충동이 빚어질 때 서남동이 1974년에 “민중”을 그의 신학의 주체로서 고려하게 되었다.

민중의 용어는 일본교회의 월간지인 “복음과 교회”(1974년 8월)에 신학적 개념으로 소개되어있는데, 이 잡지는 “1973년 한국기독인 선언”(1873년 5월)을 높이 평가하여 한국교회는 “민중 편에 서서 민중 속에서 그들을 대신하여 그들의 해방을 위하여 싸우는 제3세계의 새로운 교회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서남동은 1975년 2월호 “기독교 사상”에 기고한 “예수, 교회사, 한국교회,” 라는 글에서 민중을 위한 민중의 교회“를 처음으로 주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민중 신학“이라는 용어를 처음 시작한 것은 그의 글 ”예수, 교회사, 한국교회“에 대한 보수 성향의 철학자 김영효가 비판을 제기하고 서남동이 재반박한 그의 글 ”민중의 신학“에서였다. 그는 ”부자와 가난한 자, 누르는 자와 눌린 자 사이에 화해는 있을 수 없다“라고 하며 민중을 신학의 중심 주제로 삼을 것을 주장했다. 그의 첫 글에 이어, “민주 회복을 위한 구속자 선언”(75년 2월 21일), 안병무의 연설 “민족, 민중, 교회”(3/1), 그리고 정의구현 가톨릭 전국 사제단 선언(3/10) 등의 공통 핵심 주제가 ‘민중’으로 흘러갔다. 그렇게 서남동과 안병무가 민중 신학의 선구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동안 다른 편에서 현영학은, 민중의 몸의 언어인 탈춤에서 해학성과 같은 ‘종교적 비판적 초월성“을 찾았고 김용복은 민중의 고난과 자기 해방의 이야기를 민중의 사회전기 개념을 통해 해석하고자 하였으며, 서광선은 무속신앙에서 민중신앙의 형태를 드러내는 작업을 하였다.

이렇듯 민중신학은 73년경부터 새롭게 현실에 눈 뜬 학자들 사이에서 논의가 시작되었고 이러한 공동인식은 자연스럽게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민중을 위한 교회, 민중 신학이 한국의 자유주의 교회 가운데 널리 쓰이는 용어들이 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민중 신학자들에 의해 민중신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지만 민중신학이 학술용어로 정착 되진 않았었다. 학술용어로 정착되어진 것은 1970년대 말이다. 1979년 한국 기독교협회가 주최하고 아시아 교회 협의회(CCA)가 협찬한 국제신학심포지엄의 준비과정에서 한국신학자들은 70년대부터 한국에서 새롭게 일고 있는 신학에 대해 어떤 명칭을 붙이는 것이 좋은가를 둘러싸고 토의한 끝에 민중신학이라는 용어로 합의를 보았다. 이후로 민중신학은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었다.

3.민중신학의 신학

자유주의신학 : 한국형 해방신학

대표적 민중시인인 김지하는 한국의 역사적 전통을 남미 해방신학과 관련 짓는다. “남미의 해방신학의 끌로 한국 민중운동의 역사적 전통을 다듬어 민중의 인권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민중신학은 아직까지도 완전한 체계를 갖춘 것도 아니며 학자에 따라서 추구하는 방향과 개념이 다르지만, 그들의 공통점을 종합하여 보면 ‘해방신학이 일어나서 전 세계교회에 영향을 끼쳤고, 그 후 세계교회는 신학의 상황화(Contextualization)를 논했다. 이 사상에 의하면 신학이란 성경 본문만을 놓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본문과 상황(Context)의 상관관계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텍스트(성서)와 콘텍스트(상황)의 모형을 뒤집어 상황이 텍스트가 되고 성서가 콘텍스트가 되도록 하였다. 성서는 절대적 표준이 아니라 하나의 규칙이나 법칙이 되어 버린 것이다.

따라서 민중신학은 이러한 신학적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스스로 ’한국적 신학‘이라고 자부하지만, 해방신학을 한국적 상황에 맞게 수정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과거에 있었던 토착화론이나 한국적 신학과도 연결되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직접적으로는 해방신학과 연결된다. 민중신학이 성립된 것은 세속화신학, 희망의 신학, 해방신학, 과정신학, 그리고 역사신학과 같은 서구신학들을 종합하고 농축하며 여과하는 과정을 통해서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러기에 한국의 이 민중신학은 ‘한국적 신학’이 아닌 서구 신학사조의 한 지류라고 할 수 있다.

해방신학과의 공통점

1) 신학의 출발점이 같다. 해방신학이 이론이 아니라 행동에서 출발함 같이 민중신학 도 이론이 아닌 행동에서 출발한다.

2) 투쟁으로서의 신학을 말하는 점에서 같다.

3) 예수님의 십자가를 원형으로 보지 않고 예수님의 하신 일들을 하나의 범례로만 본 다는 점에서 해방신학과 맥을 같이 한다.

4) 신관이나 기독론이 같다. 해방신학이 초월적 신관을 부인하고 인간 속에 내재하는 인간 신을 말하는 것처럼 민중신학도 그렇다. 어떤 면에서 보면 민중신학에서는 민 중이 바로 신인 것이다.

따라서 민중신학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닌 본회퍼에서 몰트만 정치신학, 해방신학으로 이어지는 급진주의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중신학의 대표적 신학자

민중신학의 가장 대표적 신학자로는 조직신학자인 서남동과 신약신학자인 안병무를 들 수 있다. 많은 민중신학자들이 있지만 실제적으로 민중신학의 사상적 기초와 골격은 이 두 신학자에 크게 의존하는데 이들은 모두 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서남동의 신학사상은 1950년대에는 틸리히와 니버에게서, 60년대 초에는 본회퍼, 후반에는 콕스, 로빈슨, 물트만에게서, 70년대 초에는 떼이야르 드 샤르뎅에게, 75년 이후로는 인본신학자들인 다가와와 아라이 및 몇몇 남비 해방신학자들에게서 영행을 받아 형성되었다.

안병무의 민중신학은 다가와와 타이센에게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으며, 그들을 통하여 초대기독교를 사회학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을 얻게 되었다.

성경해석

민중신학자들은 성경해석학의 전통적 방법론이 사회학적 관심들을 무시하고, 문학적 역사적 신학적인 문제들만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방법론이 불충분하다고 가정한다. 사회학적 성경해석학은 사회과학의 방법들과 이론들에 따라서 성경의사회적 행동을 탐구하여자기 이해를 얻는 과정이다. 사회학적 비평가들의 관점에서 보면 종교는 개인보다는 사회집단과 관련되어 있는 사회적 현상이다. 사회학적 비평가들은 이스라엘ㄹ의 종교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성경의 문헌에 대한 연구에 대하여서도 사회과학적 접근방식을 적용한다. 그리하여 해석의 중점은 사회계층간의 갈등관계에 모아져있으며, 주로 억압받는 서민 대중의 사회적 위치를 강조한다. 이로써 이 비평의 경우는 사회를 구성원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학적 성경 해석학이 현대 사회적 경험들에 의하여 자극되었고 성경의 본문에서 출발하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들이 따른다. 먼저는 사회학의 이론과 모형들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신학자들의 교리가 수시로 변하게 되고 혼란스럽게 된다. 두 번째로 성경은 사회학적 조건이라기 보다는 신학적 진리들에 대하여 말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학적으로 해석하면 막히는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게 된다. 그리하여 사회학적인 성경해석을 하는 민중신학의 성경 사용은 매우 경향적이고 선택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하여 민중신학은 성경 전체의 소리에 경청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보강하는 성경 구절들을 ‘성경적 전거’라고 제시한다. 그들이 편애하는 성경부분은 출애굽기, 그 중에서 해방의 사실과 계약법전 등, 또 예언자들이 사회정의에 대한 부르짖음, 신약에서 마가복음, 야고보서, 요한계시록 등이다. 세 번째로 초월의 개념을 담고 있는 성경을 담아내지 못하여 그러한 요소들이 전부 제거될 수 있다. 성경의 역사적 사건과 진술을 신의 계시적 자기표현으로 보기보다는, 사회 경제사적 처지에서 발생한 민중운동의 양상들을 보여주는 하나의 전거나 참고서로 본다.

신관

민중신학에서의 하나님은 초월적인 하나님이 아니라 역사 안에서 민중의 고난 속에서 자기를 나타내는 하나님이다. 민중신학이 초월적 하나님을 거부하는 이유는 지금까지의 기독교 신학이 권력형적 하나님으로 다뤄왔다고 본 까닭이다. 민중신학은 동학사상의 인내천에서 하나님을 찾기도 하는데 인간을 섬기는 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기에, 민중신학은 참 인간성의 회복에서 하나님을 만난다. 다시 말해서, 인간다운 인간으로서의 인간성을 회복한 존재가 하나님이다. 우주(신)의 자기 발전의 한 과정이 인간이요, 이 과정이 발전되어 인간성이 회복되면 그것이 하나님이다. 민중신학의 관심의 대상은 초월적 신이 아니라 민중이다. 지금까지는 신을 존재론적, 형이상학적, 그리고 교리적으로 생각해왔으나 이제는 역사와 인간 안에서 활동하는 역사의 신으로 이해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민중신학은 “하나님”의 우리 옛말인 “하”에서 신개념을 찾아, 그것을 성경의 하나님과 연결 지으려 한다.

하지만 우리 하나님은 역사 속에 묶여있는 분이 아니라 초월적으로 역사를 다스리시는 주관자이시며 거룩하시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아버지이다.

그리스도관

민중신학은 예수님을 호위의식의 폭로자로 본다. 지배자들이 자기네들의 기득이권을 보존하고 강화시키기 위하여 현실태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단순화 시키거나 채색해 놓은 그 허위의식에 정면도전하다가 예수님이 정치범으로 몰려 십자가에 달려죽으셨다고 보는 것이다. 마치 ‘체 게바라’ 정도로 생각한다. 민중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그들의 친구가 된 분이 예수님이라고 한다. 그는 인간을 인간으로 대우하자는 인간화 운동의 선봉에 서서 사회의 인간화 운동을 대우하자는 인간화 운동의 선봉에 서서 사회의 인간화 운동을 주도하다가 기성사회의 조직적 악의 장난에 희생을 당한 자요, 민중의 상징이자 인격화이며, 그래서 민중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도구이다. 결국, 예수님은, 한마디로 말해서 민권운동자이다. 안병무는 “예수는 출신으로나 형태상으로 한 민중이다”고 말하며 또한 “예수의 삶의 장을 갈릴리에서 도시에 간 기록은 없고 농촌이 그의 장이다”고 말함으로 예수는 농촌 사람만을 위하여 온 것처럼 묘사한다. 더구나 “민중과 더불어 예수가 있는 곳에 민중이, 민중이 있는 곳에 예수가 있다. 이 수난의 예수는 집단의 표상이다”고 말한다. ‘예수는 민중이다’라는 말은 ‘민중은 곧 예수다’라는 의미도 될 수 있다. 그래서 서남동은 이렇게 논증한다. “민중이 자각한 사람의 존재로 출연할 때에는 말하자면 예수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가난한 자들과 과부와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주시며 사랑하신 것은 맞다. 하지만 예수님은 민권 운동자로 활약하다가 정치범으로 죽은 자가 아니라 그는 하나님이시다.(요1:1,18;20:28, 롬 9:5). 그는 하늘로서 오신이시오, 만물위에 계신다(요 3:31).그는 죽임을 당한자라기 보다는 스스로 목숨을 대속물로 준 자이다(요10:15,18, 막10:45). 그는 정치범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유월절 어린양, 곧 속죄제물로 죽으셨다(고전 5:7,롬3:25). 그리고 삼일만에 부활하시고 승천하셨으며 다시 재림하신다.

성령관

민중신학에서 말하는 성령이란 십자가의 죽음과 고난을 당하는 사랑, 우리 인간과 사회와 역사를 위하여 스스로를 희생하는 그 사랑의 실재, 사랑 그 자체로서, 우리와 세계 안에 계시는 하나님의 현존, 권능, 사랑이다. 다시 말해 민중의 고난 속에 동참하는 사회적 경험이 성령이다. 민중신학은 성령을 사회적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성령은 진리의 영으로서(요16:13) 독자적 위격을 가지신 인격적 하나님이시다.

구원관

죄

양심의 고통, 어떤 콤플렉스, 불안, 남을 향한 증오심 등을 통틀어 죄라고 하기도 하나, 근본적으로는 나로 하여금 정신적 육체적으로 병들게 하고 나를 속박하여 나에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사회의 구조적인 힘, 곧 구조악을 죄로 규정한다. 이같은 죄관은 구조악의 제거 없이는 개인의 건전한 생활, 곧 해방이 불가능하다고 보게 되는 것이다.

민중신학은 죄인을 종교적 의미에서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잘못을 범한 사람으로 이해하지 않고, 사회 경제사적으로 억울함을 당한 자, 즉 ‘범죄 당한 자’로 이해한다. 지배자가 피지배자에게 붙이는 딱지가 죄라고 풀이한다. 그러므로 민중 신학은 민중의 서러움과 한을 신학의 틀과 지평으로 삼으며, 교회의 사명이란 민중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어야 한다.

민중신학은 사회학적 방면에서의 죄를 알 뿐,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불경건의 죄를 고려하지 않는다. 민중신학이 이 같은 종교적 죄를 고려하지 않는 까닭에 기독교에만 구원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자란 생각이라고 정죄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다.

회개

이 죄는 회개와 직접 연결되는데 민중신학에 있어서의 죄인은 회개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죄인은 부끄러운 자가 아니라 당당한 자로 나선다. 민중신학은 죄인을 종교적 의미에서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잘못을 범한 사람으로 이해하지 않고, 사회 경제사적으로 억울함을 당한 자, 즉 ‘범죄 당한 자’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지배자가 피지배자에게 붙이는 딱지가 죄라고 풀이한다. 때문에 민중신학은 회개를 모른다. 구조악만을 탓한다. 종교적, 윤리적 개념으로서의 회개를 말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전향하는 것이 민중신학의 회개이다. 하지만 성경에서의 회개는 예수님을 알지 못하여 버린 데서 돌이켜 그를 영접하며 믿는 것이 회개요, 자기의 죄악을 깨닫고 슬퍼하며 뉘우쳐 청산하는 것이 회개이다.

믿음

민중신학이 말하는 믿음은 현실 속에서 살려는 의지의 결단이요 모군 속에서 좌절하지 않는 것이며, 오고 있는 미래에로 자기를 개방하여 현재를 사는 것, 즉 미래를 믿는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서의 믿음은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며 영접하며 신뢰하는 것을 말한다.

구원

죄의 회개를 통한 심령의 치유와 하나님과 바른 관계 회복을 의미하는 구원 대신에 ‘한풀이’를 통한 인간성의 실현을 말하며, 그것을 구원으로 이해한다. 여기서 말하는 죄를 민중신학은 구조악과 동일시한다. 때문에 기존 사회의 변혁에서 구원을 찾는다. 한마디로 사회개혁이 구원이다. 이러한 시각 때문에 민중신학은 예수의 십자가의 죽음과 피를 의지하는 타력의 구원대신에 민중이 구원의 제체가 되는 자력의 구원을 말한다.

민중신학은 예수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죄사함과 영생을 얻는 구원의 축복을 기성종교의 지배자의 이데올로기로 일축해버린다.

하지만 성경에서의 구원은 죄로 말미암아 마땅이 죽어야 하는 우리가 예수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내세에 천국에 간다는 것이다.

부활

민중신학은 복음의 기본 원리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민중 해방운동으로 취급해 버린다. 서남동은 예수의 십자가형도 정치적 동기에서 발생한 정치적 사건으로 보고, 그가 십자가 형을 받은 것은 민중을 수탈하는 예루살렘 지배체제에 결연히 정면으로 도전한 정치적 이유 때문이었다고 해석하여, 십자가의 대속적 의미를 거세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2천년간의 기독교가 정치의 영역에서 발생한 십자가형을 종교적 상징인 ‘십자가’로 승화시킨 것은 기독교가 지배자의 이데올로기로 변질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예수의 부활사건도 사회 정치적 의미로 해석한다. 그는 예수의 죽음이 살해당한 정치적 사건이며, 예수의 부활은 ‘살해된 자의 항변이며 한풀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신자의 부활도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자의 한풀이라고 말하면서, 신앙생활하다가 제 명에 죽은 자들에게는 부활이 적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신자의 부활이란 “죽임을 당한 자의 부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회

남미의 해방신학이 교회와 세상, 믿는 자와 안 믿는 자의 구별을 무시하고, 모든 사람이 다 하나님의 성전임을 주장하는 것처럼, 민중신학은 이방사람과 유대인 사이에 막힌 담을 그리스도가 그의 피로 헐으시고 둘이 하나 되어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하나님의 거할 집을 이루어 나갈 수 있게 한 것으로 해석하여 교회와 세상의 구별을 배제한다. 즉, 제도적 교회를 배격하고, “그리스도 안”이라고 하는 제 3의 장소를 제안한다. 그래서 제도적 기독교회를 초월한, 전 인류가 하나로 만나는 하나님의 집을 강조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방인이나 유대인이나 차별 없이 예수님을 믿음으로 동일한 권속, 곧 교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게 하신 것이다. 세상과 교회 사이에 막힌 담을 헐어버린 것이 아니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데 구별이 없게 된 것을 뜻한다.

민중신학은 민중교회론을 말한다. 즉 민중신학은 해방신학과 같이 교회를 민중을 위한 사회변혁의 전위대로 간주하고, 교회는 하나님과 하나가 되기보다는 세상과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을 역설한다. 안병무는 과거 한국교회는 3,1운동에 참여함으로 민중을 위한 교회로서 사명을 완수했으나, 지금의 한국교회는 ‘그 안에 민족은 있어도 민중은 없다’고 비평하면서 사회의 구조악에 조직적으로 대결하는 것이 교회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한다.

민중신학은 성경의 중심인 하나님나라, 곧 천국신앙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마치 성경이 차단적이고 사회정치적인 유토피아 건설을 그 중심사상으로 가르친 것처럼 해석한다. 그들이 말하는 천국이란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now and here)인간의 노력으로 이룩하는 지상의 유토피아에 불과하다. 성경에 말하는 종말관과는 전혀 다르다.

4.결론

1961년 이후 박정희 정권 아래서 시작된 근대화운동은 수출 제일주의의 경제정책으로 인하여 국제적으로 종속되었고 고물가, 저임금으로 인하여 부의 불균형 문제 등으로 어지러운 시기였다. 1970년대 또한 유신체제라고 하는 군사독재의 혹독한 정치적 억압과 급속한 산업화 정책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모순, 민중의 생존권과 인권이 위협받고 있었다.

당시의 역사적, 사회 문화적 배경 속에서 교회지도자들은 자유를 위해 피 흘리고 죽어가는 민중들을 마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리하여 현장에 참여하게 되었다. 가난한 자들과 억압의 희생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게 되었다. 하지만 현장과 상황을 너무 중요시한 나머지 성경의 진리를 붙잡는데 실패하였다. 그리고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는 눈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현대시조에 맞는 신학과 손 잡게 되었다. 서남동은 “성령론적 통시적 해석학”을 제시하였는데 이 방법론에서는 텍스트(성서)와 콘텍스트(상황)의 모형이 뒤집혀 상황이 텍스트가 되고 성서가 콘텍스트가 되었다. 요컨대 성서는 절대적 표준이 아니라 하나의 전거가 되어버린 것이다. 또한 성경을 성령의 감동으로 된 하나님의 계시가 아닌 인간을 해방할 목적으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해 놓은 문헌들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다. 성경을 신학의 절대적 규범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때문에 민중신학은 성경을 바른 교리로 바라 볼 수 없었다. 또한 신 중심적인 신학이 될 수 없었다.

민중신학은 지금까지의 기독교 신학이 하나님을 권력형적 하나님으로 다뤄왔다고 보았기에 초월적 하나님을 부정하고 역사 안에서 민중의 고난 속에서 자기를 나타내는 하나님으로 보았다. 인간다운 인간으로서의 인간성을 회복한 존재가 하나님이다. 또한 예수님을 체 게바라 정도의 혁명가로 보았으며 십자가 사건을 예수님께서 정치범으로 몰려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고 보았다. 십자가의 대속적 의미를 제거해 버렸다. 또 예수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것을 죄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짓게 만드는 구조악을 죄로 규정하였으며 죄인을 사회 경제사적으로 억울함을 당한 자, 즉 ‘범죄 당한 자’로 이해하여 죄인은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민중신학은 예수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죄사함과 영생을 얻는 구원의 축복을 기성종교의 지배자의 이데올로기로 일축해버린다.

하지만 성경에서의 구원은 죄로 말미암아 마땅이 죽어야 하는 우리가 예수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내세에 천국에 간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자들과 과부와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주시며 사랑하신 것은 맞지만 민권 운동자로 활약하다가 정치범으로 죽은 자가 아니라 참 하나님이시다. 그는 하늘로서 오신이시오, 만물위에 계신다. 그는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유월절 어린양, 곧 속죄제물로서 스스로 목숨을 주셨다. 그리고 삼일만에 부활하셔서 우리의 처소를 마련하고 계신 참 하나님이시다.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지 않는 기독교는 이단이다. 민중신학은 텍스트와 콘텍스트를 바꾸어버렸기 때문에 깊은 뿌리가 없이 상황에 따라 그 신학이 흔들리는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 또한 만인 구원론을 따름으로 교회는 점점 비어질 것이고 살기 편안하여 질 때 언제든지 모른체 하고 뛰쳐 나갈 수 있는 신학이 민중신학이다. 그리하여 민중신학은 이단이며 이러한 종교에 구원이란 있을 수 없다. “한국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예수님의 핏 값으로 사신 교회가 투쟁하는 민중들의 아지트가 되어버린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참고문헌

[한국 기독교의 역사3]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2009

나용화. [民衆神學 批判] 기독교문서선교회, 1984

나용화. [민중신학 평가] 기독교문서선교회, 1987

시대와 민중신학. [시대와 민중], 1995 봄/ 제2호

민중신학연구소. [민중신학 입문] 한울, 1995

안병무. [민중신학 이야기] 한국신학연구소, 1988

[민중은 메시아인가] 한울, 1995.

채희동. [민중 성령 생명 - 죽재 - 서남동의 생애와 사상] 한들,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