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청년단'이 검색어 랭킹 상위를 차지하는 등 SNS가 발칵 뒤집혔다. 28일 서울광장에 걸린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을 제거하려 나타난 세력이 스스로를 '서북청년단 재건위'라고 자처했기 때문이다.

'서북청년단'은 해방직후 북한에서 쫒겨난 지주 자제 등이 1946년 11월 30일 서울에서 결성한 극우단체로, 해방후 좌우 대립때 각종 백색테러 등을 주도한 세력이었다.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도 서북청년단 간부였다.

때문에 이들의 출현은 퇴행 논란에 휩싸인 한국사회가 유신시대를 더 거슬러 해방전후 암흑기로까지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으면서 비난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것이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29일 트위터를 통해 "서북청년단은 '광기가 지배하던 시대'의 표상입니다"라면서 "서북청년단의 '재건'은, 이 사회가 다시금 '이념적 광기와 사적 폭력이 지배하는 시대'로 퇴행하고 있다는 징표"라고 개탄했다.

그는 더 나아가 "독일인들이 유태인 600만 명을 학살한 건, 그들 개개인이 살인마라서가 아닙니다. 일본인들이 남경에서 30만 명을 학살한 것도, 그들 개개인이 살인마라서가 아닙니다"라면서 "권력이 '광기'를 정치적 자원으로 동원하는 시대에는, '살인마'가 표준형이 됩니다"라고 경고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도 "해방이후 제주도민 학살 등 온갖 만행을 저질렀던 극우 조직인 서북청년단을 세월호 정국과 맞물려 재건하겠다고 합니다"라면서 "권력의 입장에서 자신들에게 저항하는 세력에게 직접 타격을 가하면 정치탄압으로 보이기 때문에 민-민 갈등이라는 이름으로 공격하기 위해 육성하는 하청조직들이나 마찬가지"라고 배후 의혹을 제기했다.

평론가 허지웅씨 역시 "광복 이후 결성되었던 서북청년단은 한국에서 재현된 독일 나치SS친위대라 할 정도로 부끄럽고 끔찍하며 창피한 역사입니다. 은하영웅전설의 우국기사단 같은 존재죠"라면서 "선진국과 비교하길 좋아하는 한국이 국제사회 구성단위로서 여전히 지속가능한 사회임을 스스로 증명하려면 저 단체는 심각한 혐오범죄로 분류되고 관리되어야 마땅합니다"라며 심각한 퇴행을 개탄했다.

그는 "'서북청년단이 뭔데 재건을 하겠다는 거야', 하고 그냥 대충 넘어가시면 안됩니다. 고작 수십년 전의 끔찍하고 창피한 역사"라면서 "저런 이름을 창피함 없이 쓸 수 있게 허용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부끄러워하며 어른이 어른일 수 있는 마지노선을 사수합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 역시 "세월호 노란 리본 잘라버리겠다는.. 보수 탈을 쓴 '극우의 광기'"라고 개탄하는 등 비판여론이 쇄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