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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여성현안, 視界는 zero!!

* 신임 정국에, 미친 페미 지도자들!!!

감사원장 국회 인준부결, 최측근의 비리 연루설 등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이 극약처방한 재신임 선언은 정가에 뿐만 아니라 여성계에도 폭풍우를 몰고 왔다.

여성계는 16대 국회에서 총력을 기울였던 호주제 폐지, 공보육 강화, 성매매방지법 제정 등 당면 현안 해결이 이번 사태로 무기한 늦춰지거나 무효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무엇보다 재신임 정국이란 거대 담론 속에 여성 현안의 중요성과 존재 자체가 가리워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이들 현안들은 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의 공약으로, 참여정부에 들어와 실현 윤곽이 잡혀가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정부조직 개정안에 대한 정부안조차 아직 합의되지 않은 상태여서 보육업무의 내년 여성부 이관 전망은 한층 불투명하게 됐다. 또 재신임 정국을 둘러싼 각 당의 당리당략에 의해 호주제 폐지안의 국회 통과는 더욱 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됐다.

반면 여성계 일부에선 대화와 타협이란 성숙된 정치문화와 리더십의 부재를 아쉬워하면서도 “대통령의 재신임 표명 의사로 부각된 정치개혁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 이 화두에 ‘여성’이 적극 뛰어들 수 있는 한 계기”(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라고 적극적 입장을 표하고 있다. “이젠 남성들과 정치권에만 ‘돈’이 판치는 정치문화를 맡겨둘 수 없다는 자각과 여성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이 여성계에도 절실하다”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에선 “이번 대통령의 결단이 국민투표가 유력시되는 재신임 방식을 둘러싼 논란과 정쟁으로 치닫는 정국 등 후유증을 야기할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김상희 여성민우회 대표)이란 우려도 상당하다.

따라서 여성계는 이번 사태에 대해 아직 공식적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대통령의 재신임’이란 주사위가 던져진 이상 투명하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절차로 이 문제가 매듭지어지는 것이 우선이고, 그 다음엔 온 국민이 지혜와 마음을 모아 하루 빨리 국정운영을 안정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장)는 데 강한 공감대를 표시하고 있다.

* 盧대통령 재신임 폭탄선언에 대한 여성계 반응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안 국회 가결, 윤성식 감사원장 국회 인준 동의안 부결,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비리의혹 등 겹겹이 싸인 어려운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지난 10일 노무현 대통령이 던진 재신임 폭탄선언. 이어서 연이어 발표된 12월 15일을 전후한 국민투표, 정치개혁과의 연계 가능성, 신임받을 시 내각과 비서실의 전면 개편을 통한 국정쇄신 등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들이 넘치는 가운데 여성계 역시 당혹스럽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성이 적극 참여하는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이 이루어지는 한편, 후유증을 최소화해 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좀더 안정된 국정 운영을 해나가길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특히 지난 대선 기간 동안 가장 친여(親女)적 후보란 이미지를 심어놓았던 노 대통령은 임기 내 호주제 폐지와 공보육 집중 강화 등 양성평등과 여성의 사회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을 적극 피력한 바 있어 여성계는 더욱 더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번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여성계 리더들의 조언을 들어본다.

* 국정안정…후유증 최소화를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여성권익과 양성평등이란 측면에서 참여정부에 기대가 많았는데, 이 같은 사태가 벌어져 대단히 안타깝고 당혹스럽다. 양성평등의 꿈이 또 멀어지려나 하고.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여성 현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과 정치권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마음과 뜻을 모아 지혜로 이 난국을 극복하고 하루빨리 국정을 안정시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재신임 방식 깨끗·투명해야

■손봉숙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이번 사태에 여성 현안과 정책적인 것을 연계시키기보다는 대통령의 재신임을 묻는 과정이 잘 진행돼 국민들이 모두 다 승복할 수 있는 정당한 결론이 나오길 먼저 바라야 할 것이다. 이왕 대통령이 국민투표로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으니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최대한 깨끗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이 절차가 이뤄져야 재신임 선언 후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국정 안정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 정치권 전체가 재신임받아야

■신혜수 유엔여성차별철폐위 부의장=어찌 보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남성중심의 정치판이 저질러놓은 결과가 아니겠는가. 이 사태로 여성 현안은 뒤집어지는 등 직접 피해자는 여성이 되게 생겼다. 피하지 못할 정치개혁 논의라도 이 같은 폭탄선언 방식 외에 다른 방식은 없었을까 아쉽다. 이참에 노무현 대통령에게만 재신임을 묻지 말고 정치권 전체가 다 재신임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다시는 ‘돈’ 정치가 발붙이지 못하게.

* 여성현안 파묻히지 않길

■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국정을 좀더 안정되고 힘있게 이끌어나가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번 재신임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믿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참여정부가 ‘국민의 힘’을 받게 된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이 같은 재신임 거대 담론 속에 시급한 여성 현안들뿐만 아니라 기타 이라크 파병문제나 다른 민생 현안들이 파묻혀 버렸다는 점이다. 정치개혁 논의에서도 여성할당이 중점 논의돼야 하는데, 과연 현실적으로 언제 이 문제가 해결될지는 회의적이다. 바라기는, 이왕 정치개혁 화두 속에서 진행된 논의니 여기에 ‘여성’도 꼭 포함되고, 노 대통령의 재신임 조건 속에도 ‘여성’ 배려 몫이 있었으면 더욱 더 공감을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 ‘남성적’해결방식 아쉬워

■박인혜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대표=노무현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진행해나가는 중에 한 과정이라 이해는 하지만, 해결방식 역시 ‘남성적’이란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정치개혁의 어려운 과제를 기존 남성들의 상식으로 풀어내려 하니, ‘여성’이 뛰어들 자리가 없다는 현실이 답답하다. 그만큼 양성평등성이 반영된 개혁의 필요성과 여성정치 세력화가 절실해진다.

* 통치 리더십 끌어올릴 기회

■김상희 한국여성민우회 대표=개혁을 염원하는 국민적 기대 속에 출범한 참여정부가 취약한 기반으로 난관에 부딪친 현실이 굉장히 당혹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극단적 방법보다는 타협과 통합의 정치 비전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마저도 역부족이었나 보다.

그러나 대통령중심제에선 이 같은 정치 리더십의 위기는 항상 닥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번 사태가 전환점이 되어 통치 리더십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정치권이 스스로의 자성으로 좀더 성숙해지며, 내년 총선을 제도적으로 더 잘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특히 정치세력의 기득권을 일정 포기한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여성정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 본다.

* ‘정치개혁’시민단체 나서야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호주제 폐지, 보육업무 여성부 이관과 보육정책 강화, 성매매 방지법안 통과, 여성 일자리 50만개 창출 등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당시부터 공약으로 내걸었던 여성 현안들의 해결이 좌초될 위기를 맞게 된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특히 이런 현안들이 각 당의 정략적인 판단으로 해석되면 더욱 더 문제다. 재신임을 묻는 국민투표 방식은 너무 소모적이라 생각한다. 정치권 전체의 각성 속에 정치개혁, 특히 이번 사태를 직접적으로 야기 시킨 정치자금 관련법 개정이 이젠 정치권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일전에도 논의된 바 있지만, 시민단체들과 정치권이 공동으로 특위를 구성해 ‘정치개혁’이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를 머리를 맞대고 고심하고 협력할 때라는 사실을 이번 대통령의 결단이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우먼타임스 10. 15
박이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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