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하야] 나라경제 초토화로 조기유학 줄였구나

조기유학 바람 한풀 꺾였다
작년 중학생 341명·고교생 61명 줄어
초등생 419명 늘었지만 강남선 감소세
“불황에다 부작용 알려지자 신중해져”

박중현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 2004.08.03 18:25 48' / 수정 : 2004.08.03 18:32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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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외환위기에서 회복된 1990년대 말 이후 매년 2000~3000명씩 늘어나던 초·중·고교 조기유학생 숫자가 작년부터 더 이상 늘지 않고 정체되기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중·고생 조기유학생은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서울 강남 등의 상당수 초등학교들에서도 감소추세가 완연히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불황이 획기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이상 감소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여름방학을 맞아 외국으로 단기 연수를 나가는 초등학생들이 인천공항에 모여 있다. /조인원기자 [email protected]

3일 조선일보사가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이 작성 중인 2003학년도 초·중·고교 해외유학생 현황 자료들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조기유학생은 1만149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002년 1만132명보다 17명밖에 늘어나지 않은 숫자다. 1562명(98년)→1839명(99년)→4397명(2000년)→7944명(2001년)→1만132명(2002년)으로 급격한 상승곡선을 보이던 조기유학생 증가 추세가 작년을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한 것이다.

◆감소 실태=이 같은 조기유학생 정체 현상은 중·고교생 조기유학생 감소가 주도했다. 중·고교생 조기유학생은 IMF 이후 작년 처음으로 줄었다. 중학생은 3301명(2002년)에서 2960명(2003년)으로, 고교생은 3367명에서 3306명으로 줄었다. 특히 올해 중·고교 현장에서는 조기유학생 감소 추세가 급격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K중학교 관계자는 “올해 1학기 우리 학교에서 외국으로 전학간 조기유학생은 2명밖에 안 된다”며 “작년 한해 65명이나 조기유학 나갔던 것과 비교하면 15분의 1로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작년 전국 초등학생 조기유학생 숫자는 2002년보다 419명 늘어난 3883명이었다. 하지만 조기유학 등 교육현상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는 작년부터 이미 초등학생 조기유학생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대치초등학교의 2001~ 2003년 조기유학생 숫자는 52→78→50명, 압구정초등학교는 35→55→51명, 구룡초등학교는 40→43→31명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노원·도봉구 등 서울 북부교육청 지역 65개 초등학교들의 이 기간 조기유학생은 648→629→387명으로 감소 추세가 뚜렸했다.

서울 여의도초등학교 백승배 교장은 “외국으로 전학가는 학생 숫자가 작년과 올해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조기유학생 숫자가 2003년을 꼭지점으로 내리막길로 돌아선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원인과 전망=전문가들은 조기유학 정체 및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경제불황을 꼽고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조기유학으로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환상’이 많이 깨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따라서 경제가 획기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이상 올해와 내년에는 중·고교생뿐 아니라 초등학생 조기유학생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여 전체 숫자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남에서 유학학원을 운영 중인 황모씨는 “조기유학 정체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불황이겠지만, 조기유학의 부작용 등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좀더 신중해진 점도 작용한 것 같다”며 “유학학원을 찾는 학부모 숫자가 줄어드는 추세로 볼 때 조기유학 감소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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