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국회연설을 계기로 개헌 논의가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전개되면서 개헌론이 정치권 전면에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인 25일 국회 본회의 대국민연설에서, 국회의원 수를 늘려서라도 선거의 지역구도를 타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남경필 수석 "4월 임시국회서 헌법개정연구 시작돼야"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개헌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정치권에서도 즉각 반응이 나왔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27일 "4월 임시국회에서 중립적 학자로 구성된 헌법개정연구가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또 "연구에 6개월이든 1년이 걸리든, 6개월이면 정기국회에서, 입법논의를 시작으로 국민투표까지 일련의 장기 프로세서에 대한 논의도 가능할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특정 정치인이 개헌과 관련해 세부적인 논의의 일정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당 안팎의 반응 여하에 따라서는 개헌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남경필 수석은 자신의 이런 생각을 "당직자회의에서도 공식제기하겠다"고 밝혔고 구체적 개헌논의의 대상으로는 △대통령 중임제, △정·부통령제 등 권력구조와 영토조항, △인권조항 △의미없는 헌법적기구가 많아 정리할 필요가 제기되는 부분 등 4가지를 제시했다.
같은당 이병석 의원은 최근 "지난 87,8년 장기집권을 막기 위해 직선단임제를 실시한 뒤 20년이 지나 단임제의 실험은 끝났고, 이후 엄청난 사회변화를 겪은 만큼 이제는 과도기적 헌법을 뛰어넘는 헌법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개헌을 위해서는 선거가 없는 올해 긴 시간을 두고 법개정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며 "헌법개정 논의구조는 국회내 특위구성으로 갈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與, "시기아니다" 기존 입장 벗어나 일부 의원"논의해야"입장
이 의원은 헌법개정 논의를 위해 당과는 무관하게 당내 의원들과 30, 40대 헌법학자들로 구성된 가칭 '헌법연구모임'을 다음달초 발족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모임에는 박진, 김명주 의원 등 당 안팎에서 1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모임을 통해서 헌법개정의 큰 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도 '헌법개정에는 공감하지만 시기가 아니다'라는 기본 입장에서 벗어나 일부 의원들은 '개헌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올 상반기를 거치면서 개헌논의는 자연스럽게 정치권 전면에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CBS정치부 이재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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