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의원 ‘떡값 검사’ 실명공개 파문
입력: 2005년 08월 18일 18:19:12
관 련 기 사
⊙ ‘삼성의 검찰’ 후폭풍 예측불허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18일 옛 안기부(현 국정원) 도청 테이프인 이른바 ‘X파일’에서 삼성그룹이 돈을 주려 한 것으로 언급된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 7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X파일 등장인사 이름을 적시한 것은 X파일 파문 이후 처음으로 향후 검찰 안팎에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X파일에 이름이 등장하는 김상희 법무차관은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노의원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앞서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은 명절 때마다 떡값 리스트를 작성해 체계적으로 떡값을 제공했으며, 리스트를 작성한 사람은 삼성 임원 정모씨”라고 주장하면서 1997년 9월 녹취 내용과 검사들의 이름을 밝혔다.
녹취록에는 김상희 법무부 차관, 홍석현 전 주미대사의 친동생인 홍석조 광주고검장 등 현직 2명과 김두희, 최경원 전 법무부 장관, 한부환 전 차관 등 전직 3명은 실명으로, 나머지 2명은 97년 당시 직책인 서울지검장과 서울지검 2차장으로만 거론돼 있다. 노의원은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2명은 안강민·김진환 변호사라고 주장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삼성측 인사와 홍전주미대사는 이들에게 추석과 연말에 즈음해 ‘기본 떡값’을 전달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경우에 따라 개인별로 5백만~2천만원씩을 더 주자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돼 있다. 특히 삼성은 이건희 회장 지시에 따라 홍고검장을 통해 그의 후배 검사들에게 2천만원을 전달하려 했고, 96년에는 3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돼 있다. 구체적으로 김차관에게는 기본 떡값 외에 5백만원, 김전장관은 2천만원을 주려 한 것으로 적혀 있다.
노의원은 “삼성그룹이 지속적으로 검사를 관리했기 때문에 특별검사가 이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차관은 이날 오후 사표를 제출한 뒤 “삼성이나 홍석현 전 주미대사로부터 어떠한 명목으로든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X파일 언급 내용을 강력 부인했다.
김진환·안강민·한부환 변호사도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두희·최경원 변호사와 홍석조 광주고검장은 출장 및 휴가 중이어서 연락이 되지 않았다.
〈최재영·오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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