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마련한 ‘부적격 교원 퇴출안’은 그 범위와 심사절차 등에서 대체로 수긍할 만하다. 사안의 핵심이었던 부적격 교원의 범위에 금품 수수, 시험문제 유출 및 학업성적 조작, 성 범죄, 상습적 폭력, 정신적·신체적 질환자 등이 포함된 것은 합리적인 수준인 것 같다. 퇴출 절차에 있어서도 학부모나 학생의 실명신고, 시·도교육청 감사담당 부서에서 사실 여부 확인, ‘교직복무심의위원회’의 부적격 해당 여부 심의, 시·도교육감의 징계 결정, 해당 교사의 7일 이내 재심의 요구 등 절차는 만에 하나 억울한 퇴출이 없도록 한다는 점에서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런 점에 비춰보면 교원단체들이 작정하고 반대만 할 일은 아니다. 물론 교원단체이니만큼 교원들에게 돌아갈 불이익에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무리한 주문이 따르면 현실을 외면한 집단이기주의로 비치기 십상이다. 부적격 교사 퇴출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학부모 등 교육의 수요자가 공급자인 교사들에게 원하는 중요 현안이다.
이번 방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향후 교원평가제 도입을 위한 대정부 협의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은 전교조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교총의 우려도 기우일 가능성이 크다. 관계공무원, 학부모·교직·시민단체, 법률전문가, 의사, 지역인사, 교육관계자 등 각계의 15명 이내로 구성되는 교직복무심의위원회에서의 심사라면 객관성은 보장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교직 직무수행 중 병을 얻은 교직원에 대해서는 단순한 치료 지원이나 명퇴의 길을 훨씬 뛰어넘는 복지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직무 중 병을 얻은 것만도 뭣한데 그 이유로 쫓겨나기까지 한다면 보통 억울한 일이 아니다. 무능력·자질부족 교사와 언어폭력 교원이 부적격 교사에서 제외된 것도 다소 유감이나 무능력 교원 문제는 교원평가와 관련해 다루기로 한 만큼 그때 자연스럽게 포함되기를 기대한다.
175528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