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거의 관심 없는 데다 MBC나 SBS 방송을 더럽게 싫어하다보니 “현빈”이라는 이름을 포털화면 연예기사 제목으로만 보았지 사진 한 번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부끄러운 얘기지만, 처음엔 “현빈, 해병 자원입대”라는 기사제목도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버스 간에서 신문을 펼쳐보니 나와 있어서 보니, 그의 해병입대가 꽤나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것을 알았다.

나이가 29세(우리나이로 30세 정도)면, 아무래도 그 동안 다른 연예인처럼 그도 병역을 차일피일 연기 했음직하다.

그런데 화면빨 잘 받도록 그토록 몸 관리를 철저히 한 탓인지 체력검정도 거뜬히 통과했다고 한다.

합격통보 날짜를 기다린다는데, 올 3월쯤에 입대할 거란다.

복무기간이 예전보다 짧아졌다고 하나 예나 지금이나 해병대 복무는 결코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연예인들 경우처럼 군대 안 가도 실컷 돈 잘 벌고 인기 누리고 살 수 있을 텐데, 왜 그 세대 젊은이들이 대부분 오염되어 있는 웰빙과 친북의 늪에서 과감히 탈출하여 뒤늦은 나이지만 과감히 해병대에 지원하였을까?

그는 천안함 폭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도발을 보고선 분개하여 지원했다고 한다.

참으로 멋진 의기요 본보기이다.

그러나 필자는 좀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평균수명이 100세를 바라보는 고령화시대에서 병역문제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흔히 말하는 직업정년 이전에 번 것으로 노년을 보내기엔 이미 수지가 맞지 않게 되었다.

즉, 근로로 돈을 버는 2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까지의 세월보다 그 이후의 인생의 길이가 훨씬 더 길어졌다.

또한 젊었을 때 무슨 대단한 일을 했다고 자랑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수십 년 간 우려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질적으로 인생을 판가름할 사회적 활동은 60세 이후라고 봐야한다.

여기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경우와 묘한 대조를 보이는 부분이 생긴다.

안상수 뿐만 아니라, 이명박, 김황식, 원세훈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렇다.

당시에 그들이 젊었을 때는 당장 출세하는 데는 병역을 기피한 것이 유리하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막상 사회적 활동영역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지금 와서는 자신의 입지가 굉장히 곤란한 지경에 몰린다.

굳이 안상수의 보온병 포탄 소동이 아니더라도, 정부 수뇌부들도 이러한 병역미필 사실을 모면하고자 전쟁이란 용어를 괜시리 많이 쓰고(예, 물가와의 전쟁), 경제정책을 벙커에서 수립하는 해괴한 호들갑을 보였는데, 사실 남들 눈엔 웃기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김태영 국방장관도 병역미필자들만 모인 청와대를 의식하여 ‘보고해봐야 잘 모를 것’이라며 자신도 모르게 무시한 경우도 있었다고 들었고, 안보정국만 펼쳐지면 청와대측은 스스로 위축되고 왜소해지는 자신들의 입지 때문에 항상 비난의 화살을 맞고 이를 모면하기에 바빴던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해지리라고 본다.

결국 앞으로는 병역을 이행하지 않고는 선출직에 나설 수 없는 지경이 온다는 것이다.

수명이 연장되어 노년을 놀고먹으면서 지낼 수 없고, 경륜도 살려야하는 필요 때문에 미래에는 선출직이나 종교ㆍ상담분야 등은 직업정년 이후의 자리가 될 것이며, 그것이 어쩌면 인생 본게임이 될지도 모른다.

즉, 지금의 학력ㆍ자격 등이 직업을 갖기 위한 스펙이라면, 그때는 직업자체가 노년의 본게임을 위한 스펙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생 본게임에 있어서 병역미필에 대한 차가운 시선은 갈수록 증대될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탈렌트 현빈의 해병대 입대지원은 큰틀에서는 매우 현명한 판단이라고 본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