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당하는 억울한 피해자 처지로 선관위를 선량하게 위장하여, 개표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사전에 은폐하려는 것 아닐까?]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보좌관으로 있는 20대 젊은이 공 모씨가 필리핀에 있는 같은 고향 친구 강모씨와 짜고 10.26 재보선 날 선관위와 박원순 홈피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로 공격했단다.

그리고, 공씨는 성폭행ㆍ절도 전력이 있고, 강씨는 주민등록증과 대포폰 위조 경력이 있다고 한다.

경찰이 발표한 대로 내막을 들어보면 대충 이렇다.

최구식 의원의 비서 공씨는 10.26 공격 전날인 25일 밤 11시쯤 술자리에는 공격을 실행한 IT 업체 대표 강모(25. 당시 필리핀에 체류 중)씨 측 사람을 포함해 공씨의 지인 3~4명이 참석했고. ‘젊은 층 투표율’에 대한 걱정과 함께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공씨가 ‘한번 해보자’고 했다고 한다.

공씨는 필리핀에 있는 강씨와 통화하면서 디도스 공격을 부탁했다고 한다.

이어 이날 새벽 5시 50분쯤 본격적인 디도스 공격을 개시해 선관위 홈페이지가 마비되기 시작하자 이를 전해 들은 공씨는 “큰일 났다. 빨리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26일 새벽부터 낮까지 30차례 이상 통화했다고 한다.

수사 관계자는 “하지만 이미 디도스 공격이 상당히 진행돼 되돌리기엔 늦은 상황이었다”면서 “기술적으로 공격 명령을 받은 좀비 PC들을 멈출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고 한다.

공 모씨가 주도한 디도스 공격 사건과 관련, 언론에 발표된 의문점은 이렇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실 공모(27) 비서와 함께 일한 이 의원실 한 직원은 “공씨는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실제 디도스 공격을 한 나머지 3명이 지시받았다고 지목했다는 이유에서 (공씨가) 범인으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며 “압수수색에서 마약이 나오고,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수십억을 번 이들의 진술 신빙성이 얼마나 되는지 경찰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씨가 성폭력 등 전과 4~5범이었다는 것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들은 “우리도 몰랐다”며 “공씨는 컴퓨터도 잘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 디도스 공격을 사주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중앙선관위에선 2009년에 디도스를 막을 장비 도입하였고, 이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우파적 관점에서 이를 본다면 어떤 게 있을까?

첫째, ‘DJ정권 현대 비자금 사건의 핵심’ 김영완(金榮浣·58)씨를 대검 중수부가 소환조사한 시점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다.

2003년 대북 송금사건 수사 직전 미국으로 출국한 무기중개상 김영완(58)씨를 지난달 26일 소환 조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 박지원 측은 2일 “이런 민감한 시점에 김씨를 소환·조사하는 것은 야당의 유력 당권 주자에 대한 흠집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2006년 9월 “김영완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의 무죄를 확정했다는 이유로 박지원 측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이미 끝난 사건”이라고 화들짝을 떨었다.

둘째, 해킹 당하는 억울한 처지로 선관위를 홍보하여, 순진하게 공정성만 지향하는 선량한 피해자처럼 이미지를 조작한 다음 내년 총선과 대선에 있어 개표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사전에 은폐하려는 것 아닐까?

2002년 16대 대선의 전자개표 결과조작에 이어 2003 현대비자금 사건에 있어 가장 관심을 끌었던 자가 박지원 아닌가.

하필 핫바지 사이로 방귀 새듯이 흐지부지한 수사와 재판을 받고 도망간 김영완이 소환조사 받자마자 박지원이 화들짝 거리고, 이에 기가 질렸는지 아니면 검찰내부에 동조세력이 있는지 몰라도 2003년 DJ 정권 ‘현대 비자금 사건’의 핵심 인사였던 김영완은 8년 만에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곧바로 출국했다는데, 이거이 검찰이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에 때맞춰 선관위에 디도스 공격이 있었다?

그것도 박지원이 호들갑 떤 시점이라면, 뭔가 전자개표 문제와 연관되어 보이지 않는가.

게다가 이번에 선관위 디도스 공격한 곳이 필리핀이라는 것도 어쩐지 걸린다.

필리핀은 우리나라 전자개표기를 수출하여 퇴짜 맞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게 진짜 수출 목적인지 현지에서 개표조작 연습을 하기 위한 목적인지 아리송하지 않는가.

지금까지 저들의 전자개표 조작을 위한 가짜이유 만들기 식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법에 한두 번 당해본 게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 디도스 공격으로 김영완에 대한 시선을 돌려서 모사꾼 박지원을 지키고, 선관위를 상처받게 하여 선량한 피해자 이미지로 선관위를 세탁하여 2002 대선 전자개표 조작에 대한 의혹의 시선도 날리면서, 내년 2012 총선과 대선에 있어서 전자개표 조작에 대한 사전면죄부도 미리 발급해놓는 것 같지 않는가.

게다가 이번에 디도스 공격을 모의한 사람 중에는 박희태 비서관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한마디로 똥물 퍼다 한나라당에 쳐 바르고 개표조작 의혹의 시선까지 완전히 딴 데로 돌리는 격이니, 저들은 아마도 차도살인(借刀殺人)ㆍ양수겸장(兩手兼將) 전법과 연환계(連環計)까지 구사하는 것 같이 보인다.

이러한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박근혜가 디도스 공격을 비판하며 철저히 수사하라는 막연한 소리나 하는데, 오히려 저들의 의도에 말려드는 자해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철저한 수사? 그거 해봐야 저쪽은 전부 해괴한 이유로 다 빠져나가고 이쪽은 얼토당토 않는 굴레를 뒤집어쓰고 쓰러지는 꼴 한두 번 보았나 말이다.

게다가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을 폭행한 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시키는 사법부를 보면 수사하고 법으로 따지고 해봐야 결과는 뻔하다.

저들이 노리는 것을 은폐하려고 만든 소동에 빠져서 또다시 코앞의 이슈에서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하는 꼴이 참으로 안쓰럽도다.

‘율사’만 득실대는 한나라당에 진정 ‘책사’는 없는가.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