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십니까? 

2010년 4월에 만난,
홀 힐리(Hall Healy) 국제두루미재단(International Crane Foundation) 이사장이
나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내심 남한의 철새 환경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었다.
그의 눈빛은,
그도 알고 나도 아는 [그 진실]을 듣고 싶어 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는,
현재 지구상에 약 2,800여 마리 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 중에 약 400마리가 북한의 안변과 철원지역에서 겨울을 났다.

그런데 북한이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르는
1990년대의 심각한 식량대란을 거치는 동안,
두루미들의 먹이였던 밭의 이삭들은 오리-거위-염소 등 가축들 차지가 됐다.

멸종위기종인 두루미의 종 보존을 위해 힐리 씨와 국제두루미재단은
안변 일대에 농업을 지원하여 두루미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사업을 계속해왔지만,
그 식량은 기아선상에서 헤매는 사람과 가축의 먹이로 사라지기 바빴다.

결국 두루미들은,
마치 오랜 삶의 터전을 버리고 생존을 위해 탈북한 북한 주민들처럼,
[탈북 엑소더스]를  감행한 것이다. 

위의 사진은 2011년 4월 미국 NASA 인공위성사진에 찍힌 북한의 산불 현장이다.
북한의 미사일 기지가 있는 평안도 북쪽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위성사진에 화염이 잡힐 만큼 큰 화재였다.
북한에서는 이런 산불이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주민들은 산불이 나도 끄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시 언론에 보도된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그들은 산불을 [하늘이 준 선물]이라 여긴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식량배급이 턱없이 줄어든 상황에
그나마 인근 야산에 고구마와 채소를 키워서 먹거리를 조달하던 주민들은
자기 손으로 불을 놓을 수는 없어도 산불이 나면 끌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나무가 불타 없어지면 밭이 생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