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수호 2003-10-29 20:14:38, 조회 : 17, 추천 : 2
시민단체에 보내는 충고
한국인의 심성은 좋아 보이는 것도 많지만 반면에 좋지 않은 면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친구끼리 만나면 서로 서로 음식 값을 자기가 지불하겠다고 팔목을 집고 야단입니다. 정말 보기 좋아보이지 않습니까? 아마 외국인이 보면 한국인은 마음도 넓고 이해심도 많다고 평가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면을 보아 좋아보일 것 같은데도 실제로 한국인의 심성은 그다지 좋아보이질 않습니다.
뒤돌아서서는 자기 친구를 향해 욕을 하지요? 자식 그렇다고 지갑을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어! 내 그럴 줄 알았지. 그것이 많은 한국인들의 수준일 것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으신 분들도 상당하다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이같은 성격이 사회생활에 그대로 반영이 되어 외부 사람들에게는 마음이 넓은 것 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속이 검어 미움과 이기가 숨어있다는 것입니다.
옛말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도 다 이같은 한국인의 심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넓은 아량도 잠시 잠깐이고 그 보다 더 깊은 내면에는 이기가 도사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남이 잘 되는 것은 절대로 못보아주는 성격, 정말 괴상한 성격이지요. 나보다 잘 난 사람은 밟아야 속이 시원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밟으려고 합니다. 상대를 밟고 내가 서려고 하는 마음, 이것이 바로 자기가 최고가 되려는 영웅주의입니다. 한국인에게 있어서 이 영웅주의가 지배적입니다. 그래서 내가 중요하고 남은 중요치 않게 생각합니다.
한 예로 한국인은 칭찬에 약하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여기서 칭찬에 인색하다는 말도 따지고 보면 상대방의 잘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내가 더 상대방보다 잘 났다고 여기니 자연히 칭찬 결감증에 걸리는 것입니다. 이 칭찬 결감증도 알고보면 이기적인 영웅의식 때문입니다.
저는 시민단체 활동을 많이 해본 사람은 아닙니다만, 시민운동에 함께 참여하여 힘을 보태려고 상당한 마음을 지닌 사람인 것은 사실입니다. 더욱이 이회창클럽을 운영해 나가면서 시민단체끼리 연대하여 투쟁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많은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저의 바램일 뿐 다른 시민단체 대표들은 그렇지가 않은가 봅니다. 저는 나름대로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혹 저들이 혼자 영웅이 되보고자 꿈꾸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시민단체가 많다고 어떤 분은 말할지 몰라도 그것이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닙니다. 한 시민 단체를 고집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모든 시민단체는 하는 일도 조금씩은 다르고 하니까 다양한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래야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테니까요? 그러나 그들 각각의 단체들이 다양하면서도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연합 형태를 갖추는 일이 중요합니다. 우익단체들 역시 다양한 단체들이 많습니다. 펜클럽도 있고, 정치사이트도 있으며 사회정화사이트도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관심부분에서 같은 맥락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관심이 같고 맥락이 같다면 서로의 힘을 합해 나라의 존립을 위해 불의의 세력과 투쟁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안 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힘은 합치면 무서운 힘이 됩니다. 성냥깨비도 한개는 쉽게 부러뜨릴 수 있습니다만, 열개, 스므개 더 나아가 삼십개 정도가 되면 부러지지를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이 틀림없는 사실을 알고 있을텐데도 연합적인 행사를 중요시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어느 단체이건 협력할 마음이 있고 도울 마음을 이미 전에 피력한 바 있으며, 또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요청한 바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요청에 입장이 곤란하다는 식으로 피해 나가는 단체도 보았습니다. 이게 무엇입니까? 저는 나름대로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그 때 얻은 결론은 소위 시민단체 대표들의 영웅의식이 깊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러한 영웅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 나라를 건질 수 없습니다. 얼핏보기에는 영웅의식이 있어야 되는 게 아니냐고 할지 모르나 이기적 영웅주의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진정한 영웅은 자기가 되고자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영웅을 꿈꾸지 않았음에도 국민들에 의해서 영웅으로 대접받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날과 같이 정치와 경제 전반에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단체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나라를 바로잡지 못하고 소위 일개 단체로 무엇을 이루어보겠다는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는 한 상황을 역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빨리 갈 길도 느리 갈 수 밖에 없고 움켜쥘 것도 놓질 수가 있는 것입니다. 다 놓진 후에 후회하며 발을 동동 굴려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심판의 소리는 일개 단체의 대표에게 쏟아져 내리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말씀과 같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민단체대표는 외골수 영웅의식을 버리고 연합의 깃발 아래 만민의 영웅이 될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2003년 10월 29일 진리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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