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덕에 ‘친노 매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라디오21 종사원들은 실속도 없이 제약이 많다. 술을 마셔도 심한 주사를 못 한다. <조선일보>에 행여 한 줄이라도 실릴까 걱정돼서 말이다. 그 뿐 아니다. 까닭도 없이, 어디 가서 비난을 받는다. 청와대 참모도 아닌데. 때문에 어디 가서 큰 한 숨도 못 쉰다. 곰곰이 생각해본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지?’ 라고.
구여권의 한 인사가 이런 말을 했다. “아니, 정말 노무현 대통령이 전혀 안 도와줘?”라고 말이다.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어도 두 어 번 더 묻는다. “왜 안 도와주지?” 도와줘야 하는 게 그네들에게는 상식이었던 모양이다. 그렇다. 실은 상식이다. 대선 잔금으로 몇 십 년은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열린우리당에서 라디오21하면 쩔쩔매야 하는 게 옳다. 적어도 구시대적 발상 가진 이들의 머리에는. 결국 그들은 ‘대선 때 도와줬는데 아무 대접이 없다’며 잔류했고, 이번 총선에서 쪽박을 찼다.
1년 반 지나서 하는 이야기지만, 필자는 이곳에 와서 대한민국에 있는 거의 모든 ‘최고장’, ‘연체 경고장’, ‘서비스 중단 고지문’을 봤다. 채권자들로부터 압력과 싫은 소리까지 아쉽지 않을 정도로 들어봤다. 라디오21에 적을 둔 죄이다. 사실 누구에게 탓을 돌리겠는가. 누적된 경영 난맥상이 원인이며, 구체적으로는 훌륭한 방송을 만들어 세간의 이목을 좀더 끌지 못한 나 자신의 탓일 것이다.
우리는 배고파도 행복하다
라디오21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라이브이즈닷컴’의 작가들은 아예 학고방 수준의 장소에서 돈 한 푼 못 받고 라면 끓여먹으면서 일하고 있다. 노하우21, 노사모, 국민의 힘 사정 역시 마찬가지이다.
보통 권력자를 지지한다는 기관이나 단체는 세와 부를 누리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필자가 알고 있는 한 노무현 대통령 정부 안에서는 이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노’ 소리 꺼내며 개혁 세력의 염장을 지르는 턱수염만 386인 진성호의 헛소리는 차라리 서글플 지경이다.
오늘 이 칼럼에서 영양가 없는 넋두리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요지는 간단하다. 특권은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특권을 포기하는 취지를 악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땅에 포진돼 있는 수구세력들은 이 나라의 민주화를 거역했던 종자들이다. 그런데 ‘탈 특권 시대’의 가장 많은 단물을 빨아먹고 있다.
특히 검경. 할 말 많다. 노무현 대통령을 상대로 ‘참수’ 운운한 짭새 출신 내란범을 수사하면서 언론에 ‘노 대통령이 취하하면 공소가 기각되는데...’라면서 은근히 동정론을 흘리고 있다. 수 십 년 전 ‘大統領’의 ‘大’자를 ‘犬’자로 활자를 잘 못 뽑은 신문사 활자 문선공도 그 실수의 대가로 반병신이 되던 때가 있었다. 이 씹새들아, 그런데 뭐라고? ‘동정론’? 만약 대통령이 그런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작은 명예에 집착해 소아병적으로 일을 처리 한다’라고 방씨 족벌신문에서 떠들겠지. 안 봐도 DVD이다.
그리고 17일 오후에 있었던 노 대통령 지지자들의 ‘단골 모임장소’격인 <박하사탕>에 대한테러도 있었다. 범인이 경찰 가서도 큰 소리 치는 모양이다. 어떻게 된 걸까? ‘잘했어’라고 머리라도 쓰다듬어준 걸까?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한 테러에 버금가는 행동이다. 소매치기 잡범 처리하듯 하지 마라. 경고한다. 어디 ‘친 대통령 인사’들이 자주 드나드는 카페를 신경 써달라는 이야기인가? 지금도 미적대고 있는 수사 때문에 주인의 속은 터지고 있다.
대통령 참수 운운하는 내란범을 동정하는 나라
공공연히 쿠데타를 요구하는 세력들이 ‘애국세력’이라는 이름으로 설치고 있고, 정권에 대한 저주와 악담에 가득 찬 신문들이 경품 끼워져 사방팔방에 팔려나가고 있다. 이런 반역의 구호에 현혹돼 자기 실수로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노무현 탓하는 무뇌아들이 적잖다. 사법당국에 종사하고 있는 자들아. 밥 먹고 뭐하니?
우리는 쿠데타 일으켜 정권 잡은 박정희, 전두환 때에는 충성 소리가 옥상까지 들리도록 외쳤던 니들의 과거를 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 누구보다도 국민들로부터 정당한 권력을 부여받은 노무현 대통령이 니들이 방관하는 사이에 흔들리고 있다.
이 나라 검경에게 고한다. 나라 걱정 좀 하라. 우리가 뭐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특권 요구? 생각도 못한다. 대한민국 땅에서 폭력과 무질서로부터 우리를 보호해다오. 이게 전부다. 첨부해서 말한다. 특히 경찰, 광주 시민을 학살한 주범이 골프 치러 간다고 길 터주면서, 현직 대통령이 수모당할 때 손가락 쪽쪽 빨며 내심 통쾌해하는 그 자세, 두고는 보나 하나하나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
지금도 군에서 대통령 욕하고 있는 장성들에게도 경고한다. 옷 벗어라. 일말의 군인정신이 있다면. 비겁하게 ‘뒷 다마’하는 꼬락서니는 복종과 규율의 군인사회에서는 기생충과 같은 행위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마음에 안 들면 공복의 자리에서 떠나야 한다. 대통령에 대한 도전은 신성한 국민의 선택에 대한 도전이다.
특권 타파의 열매를 특권 추구 세력들이 따 먹는데서야...
관료들도 들어라. 대통령의 권위가 흠집 나면 남의 일 같니? ‘표현의 자유’가 만개해서 보람이 샘솟니? 공무원 노조 잡는 것 그 이상으로 국사범을 다스리지 않는다면 정말 그 때 가만 안 있을 것이다. 알아서 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최소한 원칙대로 일 좀 하라.
덧붙여 몇몇 부류들에게도 한마디 한다.
먼저 지고하신 분들이라 사법부 종사자 여러분께는 예의를 갖춰 말씀드립니다. 부디 까불지 마십시오. 생전 처음 느끼셨을 ‘권력으로부터의 완벽한 독립’을 너무 누리시다보니까 이것이 ‘권력만 조지면 되는 독립’으로 착각하신 모양인데, 잡범뿐 아니라 대도(大盜)까지 잡으라고 주신 칼입니다. 남용은 그런대로 이해하겠지만, 오용은 용서가 불가하니, 부디 자제하시기를 바랍니다.
경고한다. 이러지 말아라.
그리고 헌법재판관 권위를 알면서 대통령과 국무총리 알기를 홍어의 성기만큼 아는 한나라당의 씨 없는 수박들도 알아야 한다. 니들이 짓밟는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 행위가 니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국가 정체성을 스스로 해친 다는 사실을.
그리고 나머지 방씨 족벌 신문에 종사하는 단순 노무자들 그리고 그 떨거지 먹물들에게는 한마디만 한다. 부디 포경수술 하지 마라.
나라 기강이 엉망이다. 대통령의 인내만 있지, 국가의 규율이 살아 있는 시스템은 없다. 지도자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에 희망이 없다. 기강을 세워야 한다. 기강을 세우기 위해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 세력들은 모든 것을 다 내놓고 ‘고행’같은 생존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 진정성을 봐서라도 이러지 마라. 니들도 나라의 앞날을 고민한다고 않더냐.
니들로 인해 국가가 퇴보할 경우, 진짜 ‘시민혁명’의 뜨거운 맛을 보여줄 것이다. 대통령이 아닌 국민과 역사의 눈치를 보는, 생각 좀 하고 사는 공복들이 되길 바란다.
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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