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에 반대해 12일 벌이려던 집단 연가투쟁을 예정일 하루 전에 유보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조치다. 2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연가투쟁이 초래할 일선 학교의 수업 차질과 혼란을 일단은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교조가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며, 25일까지 자신들의 주장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력한 연가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천명한 점은 안타깝고 걱정스럽다.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면서까지 교원평가제 거부 투쟁의 불씨를 계속 살려나가서 과연 무엇을 어쩌겠다는 것인가. 전교조가 소속 교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가투쟁 찬반 투표에서 투표율 74.7%에 찬성률 71.4%로 나타난 것은 여전히 국민과 동떨어진 인식으로 비교육적·비양심적 아집을 벗어나지 못한 행태를 스스로 드러내 보여준다. 전교조 지도부는 교사들의 견고한 집단이기주의를 입증하는 투표 결과에 연연해서도 안될 뿐만 아니라 계속 이런저런 명분을 내걸어 교원평가제의 발목을 잡아서도 안된다.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를 전면 수용한 뒤 그 과정에 문제점이 드러난다면 본격 시행 단계에서 반영할 일이지, 평가 자체를 피하려는 태도는 어떤 이유로도 설득력이 없다. 전교조가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면 오히려 교원평가제의 정착을 적극적으로 돕고, 이를 통해 교직사회에도 경쟁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전교조는 교원평가제를 조건없이 수용하고 그것을 기회삼아 신뢰받는 교원단체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자면 APEC 반대 계기수업이나 반시장 교육 등 편향된 이념교육으로 국민적 지탄을 자초하기 일쑤인 활동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정치성 운동이나 좌파적 사회변혁 운동을 단념함은 물론 학생·학부모의 기대와는 관계없이 교육정책을 흔드는 행태를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순수 교원단체로서의 본분을 지킬 수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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