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처참히 무릎 꿇은 與, 사학법 개정안 제출
열린우리당 제6정조위원장 이은영 의원은 1일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이 끝내 사립학교법 개정을 요구해온 한나라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며, 동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과 사립학교법을 한나라당에 내주며, 사법개혁법과 국방개혁법에 대한 한나라당의 도움을 구하게 된 형상이다.
그러나 여당에서 이번에 제출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모든 논란의 종지부를 찍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가장 큰 논쟁거리인 ‘개방형 이사제’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내에서도 이번 개정안을 두고 많은 논란이 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형 이사제’만큼은 절대 개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향후 지속적 개정 논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기 때문이다.
현재 한나라당에 무기력하게 모든 것을 내주고 있는 여당의 분위기로 봐서 ‘개방형 이사제’ 또한 곧 재논의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 같은 여당의 개정 법안에 대해 ‘개방형 이사제’를 포함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與, ‘현행 사학법으로 결점 많았다’ 인정
이은영 의원은 “지난 11월 29일 열린우리당 교육위 위원들은 김한길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의를 갖고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립학교법 재개정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열린우리당의 입장이 이 처럼 바뀐데 대해 이 의원은 “법을 둘러싼 위헌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으며, 사학법 통과와 맞물린 여야간 대치 정국이 심화 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이 의원은 “더 큰 문제는 개정 사학법의 시행으로 교육자로서 명망과 덕망을 갖춘 사학운영자가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졈이라며, 지난해 12월 강행 처리했던 동 법안에 결점이 많았다는 점을 시인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대치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여 민생국회를 복원시키고, 지난해 통과된 사학법의 시행으로 발생한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오늘(1일) 사학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의 이 같은 사학법 재개정법안 제출은 지난달 27일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임명 철회 이후 급속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특히, 한나라당에는 굴욕적이기까지 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이라는 첫 발을 내딛었다”, ‘개방형 이사제’ 개정 가능성 시사
이날 사학법 개정안의 내용에 대해 이 의원은 크게 3가지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 내용은 한나라당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사학의 자율성을 대폭 신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실행 중인 사학법과 이번에 제출한 개정법안을 비교하며, “현행법은 학교법인의 이사장과 그 배우자, 직계 존비속 및 그 배우자가 학교의 장에 임명될 수 없도록 하였으나, 개정안은 이사정수의 2/3이상의 찬성과 관할청의 승인을 받는 자로 예외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이를 통해 사학 스스로 학교운영의 자율성, 책임성을 갖도록 강화했다”고 강조하며, “현행 사학법으로 인해 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과 경륜을 지난 석.박사 출신 설립자 2세, 심지어는 해외 유학까지 다녀온 전문교육자가 사학운영에서 배제되는 것을 막았다”고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또, “미비한 법률구조를 완결시켰다”고도 주장했다. 이 의원은 “(법안 통과를 위해) 직권상정을 결행했고, 이 와중에 법률구조 면에서 약간의 미비점들을 남겼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오늘 제출되는 개정안이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법률구조의 완성도를 높일 것이며, 사학법 개정의 당초 의도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사학과 타협은 있을 수 없다며, 초강경 자세를 보여 왔던 여당은 사학과 충분한 협의와 논의를 통해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최소한의 명분만 남긴 채 한나라당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한 것과 다름없는 개정안이었다.
이 의원은 “사학 측에서도 사학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조항에 대해 긍정적이었다”며 “더욱이 이사장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 및 그 배우자의 학교장 겸임 금지를 해제하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서도 환영하고 있다”고 사학과 한나라당의 요구 조건을 대폭 수용하였음을 밝혔다.
한편,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국민적 요구에 귀 기울여 사립학교법 개정이라는 첫 발을 내딛었다”며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개방형 이사제도’ 또한 곧 재개정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나라당, ‘개방형 이사제’ 빼고는 무의미해
결정권을 쥐게 된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제시한 이 같은 개정 사학법안에 대해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현안관련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의 기존 당론에 변함이 없다”며 ‘개방형 이사제’를 제외한 개정안에 대해 동의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 대변인은 “오늘로써 국방개혁법안 등 1차 법안들의 처리가 마무리 된다”며 “앞으로 한나라당은 남은 정기국회 동안 사학법 재개정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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