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기국에 우라는 사람이 살았다.
우는 근심이 많아, 방안에 꿈쩍않고 드러누워,
집밖으로 나서지를 않았다.
우의 근심은 대체로 이와같은 것이었다.
밖에 나갔다 땅이 푹 꺼져 무너지면 어찌할 것인가.
하늘은 붕 떠 있는데, 이를 받치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조만간에 쿵 하고 무너져내리지 않겠는가.
하늘에 떠 있는 별도 마찬가지요, 달도 마찬가지다.
하늘과 땅과 별과 달이 조만간 무너져내릴 게 뻔하니,
어찌 밖으로 나댕길 수 있단 말인가.
집안에 꼼짝않고 있는 게 상책이다.
우의 근심을 전해들은 마을 사람이 우를 깨우치겠다고 찾아갔다.
그 사람이 우에게 세상사의 이치에 대하여 들려주었다.
하늘과 별과 달과 땅이 무너져내리거나 꺼질 리가 없으니
이제 그만 집밖으로 나와 나댕기라고 하였다.
그 사람은 우가 자신의 말을 듣고, 근심이 사라졌을 줄로
알고 우의 집을 나섰다.
그러나 우의 근심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커질 뿐이었다.
우는 생각하기를, 세상사의 이치가 그러하다 하더라도 하늘과
땅과 별과 달은 세상사의 이치와 다르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다.
우의 근심이 조금도 가라앉지 않자, 마을의 또 한사람이
우를 찾아갔다.
또 한사람은 우에게 자연의 이치에 대하여 설명해주었다.
하늘과 땅과 별과 달이 무너질 리 없고, 꺼질 리 없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 사람은 우가 자기 얘기를 듣고 이제 근심에서 벗어났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우는 여전히 집안에 틀어박힌 채 꼼짝하지 않았다.
아무도 우의 근심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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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 같아 더이상 쓸 맛도 안난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말장난마저도 못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쓸데없이 근심이 많은 사람을 기우라고 한다.
얼마나 쓸데없는 근심이 많았으면 기우라 하겠는가.
광우병 괴담에 사로잡힌 지금의 한국사회가 영락없이 기우에
빠진 사회 같다. 아니, 같은 게 아니라 정확히 그러하다.
기원전 기나라에서 일어난 일이 21세기의 한국사회에서 재생되다니. 참말로 쪽팔린 사회이다.
거두절미하고, 이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미국에는 미친소들이 살고 한국에는 미친 인간들이 산다."
미친소가 사는 사회가 미친 인간이 사는 사회보다는 나을 것이다.
미친소들 뿐이니 미국소들은 한국으로 오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미친 인간들 뿐이니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가고
싶어할 것이다.
본인도 그러고 싶다. 그러니 나는 아직 인간인 모양이다.
이런 미친 광우병 지랄은 우리 사회가 이제 그만 접었으면,
하는 게 우를 근심하는 동네 사람의 안 미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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