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에 대한 자신만의 오도된 역사관을 너불거리고 있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일컬어 ‘지식인’이란 아집에 사로잡혀 있기에 하는 말이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터졌고 독립을 갈망하던 조선 사람들에게 히틀러나 다름없는 일본 천황의 항복 방송은 오늘의 한국을 이룩하는 밑그림이기도 하다는 것을 도올은 그의 달변으로 부정하고 있었다.

일본에 투하된 원폭에 따른 평가가 부정적인 것은 과학도들의 양심일 수 있고, 당시 독립 운동을 하던 독립군들에게도 어쩌면 땅을 치고 통곡할만한 일이었을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것과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을 놓고 미 제국주의의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것쯤으로 평가절하 하려는 도올의 속셈은 과연 무엇인가 말이다.

도올은 역사학에서 양심이니 도덕이니 하는 말을 내뱉을 자격이 없다.

양심이니 도덕이니 하는 것은 현대적 의미의 잣대이지 역사적 의미의 잣대일 수 없는 것이고 이러한 양심이나 도덕을 과학에 빗댄다는 것은 생쥐가 고양이를 탓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도올은 일제의 패망을 역사의 순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맹목적인 힘의 논리로 바라보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김용옥식 논리대로 따른다면 미국은 일본에 원폭을 투하하지 않았어야 하고 우리의 독립군들이 일본을 패망시킬 때 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올의 억지는 계속된다. 1945년 8월 10일 오후 일본이 투항했다고 외치던 그 순간의 희비 엇갈린 장면을 그리고 있었단다. 이 무슨 해괴함인가? 미군들의 환호가 그리고 광복군 우리 병사들의 침통한 얼굴 위로 눈물이 얼룩질 뿐이었다는 도올 김용옥이 알고 있는 역사 왜곡이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일까?

도올이 말하는 주체적이란 용어는 북한 김일성이 즐겨 사용하던 정치구호였다.

이 주체사상으로 얼마나 많은 북한 주민들이 소리 소문 없이 김일성과 그의 아들 김정일에게 죽어갔는지 도올은 외면하고 침묵하고 있다.

주체적으로 당당하게 향후 역사를 주도해 나갈 수 있다는 말은 지금이니까 도올과 같은 철부지 입에서나 나옴직한 말일 뿐이다. 주체적 명분 또한 그런 것이다.

그냥 쉰소리나 해보자는 투가 아니라면 미국의 흑인 출신 대통령 오바마의 당선이 우리에게 핵폭탄보다 더한 무엇이라고 씨불거릴 수가 있느냐 하는 말이다.

도올이 말하고자 하는 주체적인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역사를 똑바로 직시한다면 왜 동족상잔의 비극이 있었고, 왜 무엇 때문에 분단의 역사가 있었으며, 아직도 좌와 우의 내란과도 같은 촛불난동들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다시 깨닫게 될 일이다.

버락 오바마의 미 대통령 당선은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된 것과도 같은 거대한 사건이아니라 새로운 분단과 냉전과 제국주의적 폭력과 강자의 횡포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세계는 이제 주체적이라 할만한 그 틀을 깨고 있음이다.

지금 우리가 분단 60년 역사의 비극을 또다시 되풀이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해답은 도올 김용옥과 같은 좌파 얼치기들이 날 뛰는 그런 시대가 아니라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란 신자유주의가 아닌 것이고 또 이러한 국가 이념 앞에는 좌파적 주체가 발을 딛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도올 김용옥은 천 원짜리 밥을 먹어 보아야 한다. 하루 3천 원으로 끼니를 이어가면서 담요 한 장으로 겨울나기를 해보아야 그 입에서 주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오바마가 외친 시카고 빈민가의 아동이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이나 오바마가 말한 노인이 약값을 낼까, 집세를 낼까 갈등할 때의 가난과 도올은 동떨어진 해석을 낳았다.

도올 김용옥은 가난을 알지 못한다. 도올 김용옥은 수많은 책을 읽었고 또 수많은 글을 써 왔으며 정치적 과신을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어용화 하기도 했다.

도올 김용옥이 말하는 민족이란 무엇인가?

주체사상을 옹호하는 주체적 옹호자의 민족인가? 이것이 이념이 아니고 또 무엇이길래,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버리라고 말하고 있는가?

북·미 관계는 급진전 되면 또 어떠한가. 왜 남북이 오바마의 손에 달렸다고 너스레를 떠는가. 김용옥이 말하는 주체는 어디다 버리고 이념의 굴레 타령을 하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