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경축사라는 연례행사라는 형식을 취하여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향후 MB의 행보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대국민 성명이 바로 8.15 경축사였다. 아직은 구체적인 뒷받침 내용은 나오지 않았으나 중도실용정책과 개헌,선거구제 개편 및 행정구역의 정비 그리고 대북정책메세지와 재래식무기감축안이 그것이다. 특히 재래식무기감축안은 이대통령이 직접 제안한 것이라 한다.

이 경축사는 3개월전부터 핵심참모를 총동원해서 수십차례 점검하고 일요일에도 참모들을 불러 10시부터 5-6시간동안 샌드위치로 점심을 챙겨가며 이대통령이 손수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챙겼다 한다. 무슨 경축사 하나 발표하는데 이리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나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이것은 MB가 말한 근원적 처방의 1차 종합판,즉 MB정부의 중간국정운영의 큰틀이며, 달리 말하면 MB정부의 색깔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줄 정책이 될 것이다. 청와대는 "이번 경축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이 대통령이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이라고도 부연설명했다.

현대 현정은의 방북도 이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었다. 애써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듯한 투로 현정은 개인차원의 방북이라 강조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원래 MB의 대북정책의 핵심은 '선핵폐기 + 더 화큰하게 자립지원'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선핵폐기를 이끌어내는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MB는 보수우파의 눈치도 살펴야 하겠고 또 한편으로 친북좌파의 눈치도 봐야 하겠기에 현정은이란 개인을 대신 보낸 것이었다. 국정최고책임자의 재가없는 남북회담이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당분간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뒤 김대중,노무현때보다도 더 큰규모의 대북지원을 하려는 것으로 보여진다. 단지 개성에 억류된 유씨 한명 데리고 온것을 조건으로 말이다.

MB는 취임하자마자 유례없이 정권퇴진의 위협에 직면했다. 그냥 아무일도 하기전에 유언비어 유포를 통해서 정권의 명줄을 끊어놓겠다는 반정부세력의 반란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와중에 대한민국과 MB를 지켜낸 버팀목은 다름아닌 애국보수세력이었고 그러기에 MB는 지금껏 보수우파와 공존공생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본인만의 분명한 색깔, 즉 중도실용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된 배경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제 경기회복의 조짐이 강하게 나타남에 따라 중도세력 만으로도 충분히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부수적으로 좌파세력의 누적된 정권퇴진압력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었을 것이고, 노무현의 죽음이 초래한 정국으로 인해 MB자신의 퇴임이후의 상황도 어쩌면 염두해 두었을 것이다(불법자금받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그점을 암시한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김대중 국장건도 마찬가지 MB식 국정운영의 표현이라 할 수있다. 김대중은 2002년 해군장병들을 죽음으로 몰고 국군수뇌부조차 조문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영결식날에는 일본으로 날라 일왕과 축구관람하며 히히덕 거렸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 한가지만으로도 김대중은 동작동 현충원에 결코 안장될 수 없다. 아니 감히 꿈조차 꿀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례가 없는 전직대통령에 대한 국장과 현충원에 없는 자리까지 어떻게 해서 친히 마련해 주겠다는 것이 MB정부다.  

동작동 현충원은 적화세력들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사수한 군인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정서적인 면을 한번 감안했다면 김대중을 현충원에 안장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단순히 전직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현직대통령의 예우차원은 아닐 것이며,파격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설명될 수 없는 MB식 국정운영의 그 무언가가 더 있다는 것이다.

MB가 변했다고 볼 수도 있고 한편으로 이제 MB본연의 색이 나오고 있다고도 볼 수 잇다. 물론 MB는 앞으로도 여전히 보수우파와의 공생은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MB에게 있어서

우파라는 것이 결코 본질이거나 주된 관심사는 아닌건 분명해 보인다. 어쩌면 이번 김대중의 국장이후에 MB는 평소 하던데로 적당한 립서비스를 통해 혹은 + 군부대 방문 이벤트 등으로 조금 농도를 높이던가 해서 보수층의 반발심을 무마하려 할 것이다. 중도라는 용어적 거부감도 '헌법'을 인용하는 것으로 적당히 희석하는 기교도 발휘하고 말이다. 어쩌면 이제 보수우파는 MB와 결별해야 할 준비를 해야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