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크고 화끈한 게 없고, 잔챙이 계산 다 해가며 안전빵부터 깔고 쪼잔하게 놀기 때문이다.

애시당초 닭그네가 장악해버릴 것 뻔히 알면서도 과감하게 새머리당을 탈당하는 용단도 없는 주제에 닭그네 독단 때문이라며 처량하게 징징대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재벌 아들’ 아닌가. 재벌 아들 처량하게 봐줄 사람 있는가. 왜 피해자처럼 놀려고 하는가.

그 좋은 오픈프라이머리를 확 밀어붙이는 것은 없고 언제나 쪼잔한 방식과 어중간한 태도를 견지하는 모습을 보면 좋게 평가해줄 끈덕지를 느낄 게 있어야 말이지.

더불어,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좌우 색깔구도에 있어서도 선명한 신뢰성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남한 핵무장’ 등 강경한 우파성 발언으로 국민의 신뢰성을 얻을 만하면, 왠지 스스로 불안한지 헌법까지 들먹이며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주장하다가도 이석기ㆍ김재연과 원수지는 게 무서워서인지 미리 보험 들어두려고 이석기ㆍ김재연의 제명을 반대하는 식으로 스스로 김빼버리는 발언을 한데서 일부러 좌파에게 굴복해버리는 보험성 발언으로 비춰져서 확신이 없고 주저하는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파에게 대충 공짜로 표 구걸하는 가운데 좌파에게는 보험은 보험대로 정성들여 드는 데서, 한 때 정몽준을 열렬히 지지하였던 필자도 요즈음 심하게 회의를 느끼고 있다.

가령, 예전에 애국단체 토론장에 강연 나올 때, 마치 징검다리 일정 거치듯 ‘다음 일정이 있다’며 대충 마무리하고 빨리 끝내려는 데서 우파를 홍어X으로 생각하는 정서가 노출되었으며, 전자개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우파 운동가의 질문에 대하여 ‘전문가들이 잘 알아서 하겠지요’라고 응답한 데서, 이미 좌파들의 수작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사람, 전략을 논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혀버렸다는 것이다.

또한 닭그네 싫어한다고 박정희를 비판한데서 그의 소신이 얄팍함을 보여주었으며, 좌익들에게 극존칭을 사용하는데서 이념구도 전략이 전무함을 스스로 드러낸 것과도 일맥상통한 경우라고 본다.

다른 분야도 매 한가지다.

‘아산나눔재단’, ‘정치노동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용어에서 이미 좌파들의 전유물인 ‘나눔’과 ‘노동’으로 미리 항복해두었고, 우파와의 소통 창구가 전무한데서 이미 우파와 전략을 공유할 수 없는 공상적 우익임을 노출하였다.

아산나눔재단? 누구에게 나눠주기 위한 재단인가.

수혜자가 주로 좌파서민 아니면 웰빙인텔리일 게 뻔하다. 틀렸는가.

부유한 교수 나부랭이나 해외파 웰빙 인텔리 귀족들을 미리 고액월급 자리에 채용해놓고선, 가난한 애국성향 시민에겐 자원봉사자 모집 식으로 채용공고 낸 것을 보면, 빨갱이들 말대로 하자면 애국시민을 공짜로 부려먹으며 노동력을 갈취하려는 악질부르조아 집단 아닌가.

솔직히 아산나눔재단에서 가난한 우파한테 생계비 나눠줘 봤나, 가난한 우파를 직원으로 채용이라도 해봤나, 가난한 우파에게 일감이라도 줘봤나.

정치 안 하는 자신의 형인 정몽구의 재단은 탈북자 지원이라도 하는 모습과 비교해보면, “인심은 좌파에게 베풀고, 표심은 우파에게 구걸”하는 것으로 보여서 매우 불쾌하다는 것이다.

정치노동자? ‘정치가’면 정치가라고 해야지, 비굴하게 ‘노동자’가 뭔가.

아버지가 부유한 ‘노동자’라니까 따라 쓴 거라기보다는 좌파에게 미리 빌붙어놓으려는 용어구도다.

솔직히 ‘재벌 아들’에다 정치가인 사람에게 근로자들이 동정심이나 동류감을 느껴줄 사람 있는가.

그런데도 정몽준이 스스로 칭하는 정치노동자란 소리는 쓰는 것은 다분히 민노총과 한노총을 향한 러브콜성 보험 용어로 보일 뿐임을 남들이 읽지 못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정몽준이 우파 정치가라면, 보좌관이나 멘토 중에 우파운동가 한 사람이라도 있는가?

우파와 소통창구는 하나도 없는 주제에, 그 많은 재산을 두고 우파에게 땡전 한 푼 인심 안 쓰는 주제에 우파에 대한 립 서비스 몇 마디로 우파의 지지가 저절로 올 거라고 생각하는가.

조직이 거덜 나고 생계가 박살난 우파의 입장에선 정몽준이 웰빙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이니, ‘김치 없이 밥을 못 먹는, 오래된 옷 입고 다니는 사람’ 같은 ‘가짜 서민’ 소리는 하지 말기 바란다.

이런 소리 하면, 혹자는 돈 욕심 때문에 그러는 거냐고 따질 것이다.

그래 돈 욕심 때문이라면, 어쩔 건데, 네가 대신 줄 거야?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