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텀, 계기, 동기, 실마리, 트집...모두 그게 그 말이다.

다만 기분 나쁘게 표현하느냐 혹은 좋게 표현하느냐의 차이다.

그냥 동기로 통일하자.

왜, 이런 말을 꺼내는가 하면, 요즈음 우리나라의 시사분석을 보면, 마치 미장원에서 드라마 수다 떠는 수준 같은 느낌 때문인데, 우리는 동기를 느끼는 것도 말랑말랑한 것 위주로 격분하고, 정작 조금이라도 딱딱한 것은 외면하더라는 것이다.

즉, 안전한 것만 골라서 용감하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회피한다는 것이다.

IS의 테러를 보고 좌파얌체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프랑스조차도 보복 차원에서 핵추진 항모 드골 함을 시리아 근해로 보냈다.

우리가 연평도 포격 당하고도 이명박 대통령이 출격한 F-15기로 북한을 폭격하라고 지시했건만, 정작 군 관계자들이 ‘미군과 협의할 사안’이라며 행동에 나서는 걸 주저했다고 한다.

“확전반대”를 내건 것은 국방부였고, 더욱 한심한 것은 출격한 F-15 전폭기 두 대에는 공대지 미사일이 장착조차 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학정으로 얼룩진 시리아 정부 편을 들며 중동에서 세력확장에 나선 러시아가 IS 폭격한다는 구실로 멀쩡한 생존권 투쟁을 하는 시리아 반군 위주로 폭격하는 악행을 저지르다가 터키 영공을 침범하였다.

이에 터키는 수차례 경고 메시지를 보낸 후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시켰다고 한다.

2차 대전 이후 절대로 군사적으로 당한 적이 없어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건방진 러시아로선 뒤통수 맞는 격이었겠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이런 의문도 든다.

과연 러시아 전폭기가 우리 영공에서 저런 짓을 한다면 우리 공군이 격추시킬 용의가 있을까?

아마 추적비행 좀 하다가 러시아에 들릴 듯 말듯 대국민 체면치례 차원의 유감표명만 하고 말았을 것이다.

본론으로 가서, 과거 북한의 도발에 이어 이젠 핵위협이 가시화된 지도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 우리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오염은 편서풍과 극동풍의 방향까지 조작으로 비틀어버리고, 해류의 방향까지 거짓으로 비틀어서 방사능 호들갑 떨고, 일본인들조차 그냥 멀쩡히 먹는 일본산 수산물에다 방사능 누명을 씌워가면서까지 반일책동을 떠벌였다. (‘우리’라고 하긴 뭣하다. 반일은 종중 종북 분자들이 우리나라를 우방으로부터 격리시키고 내분을 만들기 위한 핑계니까.)

그렇게 방사능에 예민한 척 호들갑 떠는 인간들 치고 북한 핵의 위협에 관심 가져주는 인간 못 봤다.

즉, 이쪽에서만 일방적으로 떠들고 저쪽에서는 일방적으로 들어주어야 하는 곳에서만 시끄럽다는 것이다.

이번에 북한 김정은이가 “수소폭탄” 어쩌고 운운한 모양이다.

소식통들과 정보통들은 실험이 어쩌고 시뮬레이션이 어쩌고 하며 북한의 수소폭탄 보유가능성을 부인하는 가운데, 김정은의 “뻥”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애국우익 쪽의 전문가들은 “올 것이 왔구나”하는 분위기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도 원자폭탄 제조 후 대부분 4~8년 안에 수소폭탄을 제조했던 사례를 떠올리며, 북한의 수소폭탄 제조가능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바로 말랑젤리 앞에서만 이를 뿌득뿌득 갈고, 생엿 앞에서는 맛조차 안 보려는 우리의 습성 탓일 게다.

그리고 언론의 방향을 종중종북 좌편향으로 비틀고 있는 종북컨트롤타워 내지는 간부급으로 성장한 386세대들이 그들 정서에 맞도록 보도하기 때문일 게다.

그래서 극미량의 세슘검출 가지고는 온 나라가 떠들썩하도록 이슈화 시키면서도 북한의 수소폭탄 뉴스는 단 하루 어디 귀퉁이 뉴스로 잠시 비쳤다가 핫바지 사이로 방귀 새듯이 그냥 흘려버리는 모양이다.

어쩌다 외신을 보면, 분명 중국의 IMF SDR 편입 직후 중국경제의 침체와 외화탈출 러시를 다루고 일본의 활황진입을 다루는데 비하여, 우리가 늘상 접하는 보도에선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을 마치 무슨 커다란 호재라도 되는 것처럼 보도해대고, 십년 전 뉴스 같은 일본의 고령화에 따른 망조와 아베의 위기 위주로 보도해댄다.

이런 보도매체라면 뜬금없이 여론조사결과가 어쩌고 하는 소리도 거짓말이란 뜻이 된다.

한 가지 물어보자.

북한의 수소폭탄이 우리 머리 위에 떨어져도 세슘검출로 안전성 문제 따질 거냐고.

북한의 수소폭탄은 존재할 리가 없고, 설령 수소폭탄이 있어도 세슘검출만 안 되면 안전하다는 소린가?

(그럼 원자폭탄은 당연히 있는 것이며, 수소폭탄 폭발시 세슘검출 할 사람이 있는가. 저승 가서 검출?)

이 따위로 국민들 인식의 방향을 비틀고 있는 자들에 대한 무한한 증오와 함께 굴러 내려오는 바위 앞에 피부 트러블로 고민하는 철부지 같은 인식구조가 답답하다.

이런 소리 떠드는 나만 또라이길 빈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