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필자가 행여 음주운전하다 걸려 <《조선일보》> 기자에게 그 입건 정보가 넘어가면 어떻게 될까. 아마 모르긴 해도 사회면에 최소한 ‘색연필’란에는 실릴 것이다. ‘친노매체 라디오21 차장 음주운전하다 적발’. 리드문 역시 안 봐도 비디오다.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문성근, 명계남 씨 등이 참여한 라디오21의 간부가 음주운전으로…”
그러나 만약 《조선일보》의 진성호 차장이 음주운전하다 적발되면 어떻게 될까. 다른 언론이 ‘수구족벌언론 《조선일보》 차장 음주운전하다 적발’이란 제목에 기사도 “과거 친일인사인 방응모 씨가 인수한 《조선일보》의 간부가 음주운전으로…”으로 전개할까. 이들이 잘못하면 ‘원래 그러던 놈들인데’하며 넘어간다. 원래 나쁜 놈들이라는 이야기인데, 왜 이들은 여전히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할까. 그 신문으로 똥을 닦으면 치질에 특효라도 있어서인가.
오십보 백보론과 바늘도둑 소도둑론을 애용하시는 님들께 하나만 묻지요.
그러면, 강도는 "원래 그런 넘"이니까 계속 강도짓 해도 괜찮은겁니까?
선량한 사람들이 범죄하면 더 나쁜거고, 범죄를 밥먹듯 하는 사람들이 범죄하면 그건 괜찮은건가요?
강도가 범죄해도 그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하고,
일반인이 범죄해도 그레 합당한 벌을 받으면 됩니다.
오히려 강도가 또 범죄하면 "가중처벌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또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겠지요.... (뻔한 스토리지요)
소위 개혁을 하겠다는 사람이 그런 짓을 하면 안되지.....
민노 찌질 여러분..... 요렇게 말씀하시려고 하셨지요?
그런데, 이런 말씀은 교육자나 성직자들에게 하세요.
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고, 법을 개정하자는 것이지, 국민들을 교화시켜서 이데아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개혁 하자고 했지, 누가 플라톤이 주장한 철인정치를 하자고 했습니까?
공정한 시스템으로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개혁을 추진하던 사람이 실수하여 범죄하면 딱 그만큼만 벌을 받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에 상응하는 벌을 다 받은 후에는 또 다시 개혁에 매진해야죠.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공(共)과 사(私)는 확실히 구별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개혁"이라는 아젠다는 우리 모두의 것이고, 실수는 개인의 것입니다.
개혁 진영의 몇 사람이 범한 실수 때문에 개혁세력 전체가 매도 되어서는 안됩니다.
물론 개혁을 추진하는 사람이 품행까지 완벽하게 고결하다면 금상첨화겠지요.
그러나, 그런 완벽한 지도자가 있다면 그 곳은 이미 사바세계가 아닙니다.
그런 고결한 분을 만나시려면 "이데아"에나 가 보세요.
우리 인간들은 부족하지만, 서로 고쳐 주면서 덮어 주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찌질 여러분들께서 혹시, 이 말을 오해하실 수도 있겠네요.....
죄 지은 넘 무조건 덮어 주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죄를 짓고도 그 죄를 계속해서 지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 넘들....
또한 자기네는 그 죄를 지어도 괜찮고, 남들은 안되는 불공정한 시스템을 야금야금 만들어 놓는 넘들......
이런 넘들을 몰아내는 것이 개혁이고,
그렇게 하여, 왜곡되어졌던 시스템을 다시 정상으로 되돌려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개혁이라는 말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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