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채원배기자]"개방경제를 통한 동북아경제중심 국가 건설" "부동산값 안정" "양극화 해소"
참여정부의 경제 아젠다다. 오는 25일 3주년을 맞는 참여정부의 경제아젠다는 대체로 바람직한 방향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아젠다가 국민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경제주체의 역량을 결집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에 상당수의 월급쟁이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지표로 본 경제성적표도 수출과 주가를 제외하고는 초라하다. 대부분의 국민이 지지한 "8.31부동산대책"도 아직까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 3년의 경제성적표..참여정부 3년차효과 못거둬
참여정부 출범이후 지난 3년간 성장률은 역대 정권에 비해 낮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하기 전 연평균 7%의 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3년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5%)를 밑돌았다. 취임 첫해인 2003년 3.1%에 그친 성장률은 2004년 4.6%로 올라갔으나 지난해 4.0%로 다시 떨어졌다.
특히 역대 정권의 집권 3년차때 경제가 호황을 누린 것과는 달리 참여정부에서는 3년차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과거 정권에서는 정권의 중반기에 접어들면서 각종 정책들이 효과를 거두면서 3년차 때 성장률이 8.5%~9.2%(노태우정권과 문민정부 3년차 성장률 9.2%, 국민의 정부 3년차 8.5%)에 달했지만 참여정부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지 못한 것이다.
다만 성장률이 지난해 3/4분기에 4.5%로 올라선 데 이어 4/4분기에는 5.2%로 높아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체감경기는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성장을 이끌어갈 투자도 미진하다.
취업자 증가수도 지난 2003년 -3만명에서 2004년 41만8000명으로 늘어났으나 지난해 29만9000명으로 떨어지는 등 고용시장 개선도 미흡한 실정이다.
"하늘이 두쪽나도 부동산만은 꼭 잡겠다"며 8.31대책을 내놓았지만 강남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참여정부가 내세울만한 성적은 "수출"과 "주가"다. 수출증가율은 고유가와 환율하락 등에 불구, 지난 3년동안 두자릿수 행진을 이어갔으며, 주가상승률은 역대정부 최고를 기록했다.
◆ 경제주체 동의하는 경제아젠다 필요..성장잠재력 확충해야
역대 정권은 집권 3년차를 정점으로 이후에는 추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문민정부 말기인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겪은 것이다. 외환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민의 정부 말기인 2002년은 7.0%라는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카드대란, 신용불량자 사태 등으로 참여정부에 큰 짐을 떠넘겼다.
따라서 참여정부는 과거의 경험을 거울 삼아 경제주체들이 동의할 수 있는 경제아젠다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한채 정책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하게 된다는 것.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참여정부가 앞으로 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투자활성화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며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투자는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방과 복지를 정부가 아젠다로 내세운 것은 앞으로 국회와 국민 여론 등을 통해 동의과정을 거치면 될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의 현 경제수준에서 재정지출로만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성장을 통해 국민들의 삶의 수준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그동안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안전망 구축 등을 추진, 기업들과 국민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금탈루를 막는 것은 찬성하지만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은 우리나라가 소규모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며 "참여정부가 앞으로 예상되는 농민 시위 등 이익집단의 실력행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성장잠재력 확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원배기자 cw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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