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빠진 구국론은 그림의 떡
대한민국 마지막 호프 이회창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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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이회창씨는 부산서 가진 한 지역구 의원의 출판 기념회에서 기성 정치인으론 유일하게 김대중씨의 방북을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DJ가 김정일(金正日)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추진하기 위해 방북하려는 게 아니냐"면서 이념의 각을 세웠다. 비슷한 시기 다른 장소에선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을 '친북 좌파세력'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제까지 한나라당 대선 주자라는 사람들은 DJ 내지 노무현 정권을 가리켜 단 한 차례도 친북 좌파세력이라고 단정한 적이 없다. 운동권 전력이 있는 이명박(李明博), 손학규(孫鶴圭)씨는 물론이고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 조차 이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외려 박 전 대표는 "DJ의 햇볕 정책에 부분적으로는 동조한다"며 평양을 다녀오기도 했었다. '중도'를 자처하는 손학규씨는 아예 "햇볕 정책을 지지한다"면서 '커밍 아웃'까지 한 상태다.
우리는 여태껏 한나라당 후보이면 으레 우파일 것으로 예단해 왔다. 그러나 현 상황을 직시(直視)해 볼 때 이는 대단한 착각일 수도 있다. 지금 한나라당 내 이른바 '빅3'라는 사람들은 시국 얘기만 나오면 어떤 주장을 하기에 앞서 극우(極右)로 몰릴 것부터 걱정하고 있다. 이전에 이명박씨는 <월간조선> 조갑제(趙甲濟) 전 대표 측이 지지 의사를 밝혔을 때 애써 외면, 기피하며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반응 했었다. 같은 시각 모 시민 단체는 "이시장은 김정일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이렇듯 어제나 오늘이나 얼른 와닿지도 않고 잘 이해도 안되는 한 가지 미스테리가 있다면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의 어설픈 대북관 및 '몸 사리기'라고 하겠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비판도 정작 핵심이라 할 이념 논쟁은 비껴가며 자질구레한 데만 매달려 진을 빼고 있는 모습이다. 노(盧)정권이 잘못 되었다면 가장 큰 혐의는 언제나 친북(親北) 행각에 있다. 필요하면 강제로라도 끌어 내려야만 할 김정일 정권의 뒤를 봐줌으로써 그 정체(政體)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이 반역(反逆)의 현장에,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한심스럽기만 하다.
할 말을 해야 할 때 안하고 있다는 것은 스스로 기회주의 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기회주의가 나쁜 것은 그것이 무슨 범죄여서가 아니다. 기회주의자는 중대한 국면을 맞아서도 자기 생각이 없다. 홀로서도 헤쳐 나갈 만한 확고한 신념이 없기에 늘 남의 뒤 꽁무니나 따라 다니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 노정권을 말함이 아니다. 작금의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을 이름이다. 직언(直言)에 서슬 퍼런 비판 한 마디도 아쉬운 이 때에 이 사람들이 과연 대한민국의 차기를 이끌어 갈 만큼 이념 무장은 되어 있는지 또 구체적인 대북 압박 플랜은 갖고 있는 건지 통 알 길이 없다.
오늘 대선을 1년 여 앞두고 다시 '대쪽'의 지난 강단(剛斷)을 떠올리고 있음은 이 무슨 청승일까. 이것은 "한나라당은 왜 싸우지를 않는가" 하는 처절한 외침과도 직결되어 있다.
ㅡ 박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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