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 위협하며 내정간섭하는 북한 [중앙일보]
북한은 "한나라당을 비롯한 반동 보수세력을 매장해야 한다"고 남측 국민을 선동했다. 이랬던 북한이 어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보도를 통해 한술 더 떴다. "한나라당과 같은 반동 보수세력이 집권하면 우리 민족이 핵전쟁의 참화를 입게 될 것이 너무나 자명하다"고 협박한 것이다.
북한이 '반(反)한나라.보수 책동'을 벌이면서 우리 내정에 간섭한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6월엔 대남사업 핵심간부가 남쪽에 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남북관계가 파탄되고 전쟁 화염에 휩싸일 것'이라고 위협한 적이 있다. 그러나 올해 남쪽의 대선을 맞이해서는 북한이 수단과 방법을 더욱 가리지 않겠다는 기세마저 느껴진다. '발악' '매국배족의 무리' 등 표현이 전례 없이 과격해졌다. 그중에서도 공식적인 노동당 기구를 통해 지난해 10월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핵위협'을 한 것은 그대로 넘길 수 없다.
북한의 핵개발은 방어용이라고 주장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이러한 북의 핵위협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북한은 결국 자신들의 본색을 드러냈다. 핵개발은 남쪽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은 '한나라당 집권=핵전쟁'이라고 위협하고 있는데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기아 때문에 핵개발을 했다고 북한을 두둔하고 있다. 북한이 무슨 말을 하든 무슨 위협을 하든 귀를 막고 눈을 감으려 하니 북한과 짝짜꿍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이번 핵위협 발언은 '서울 불바다' 발언보다 더 악랄한 것이다. 민족을 파멸시키겠다는 협박이다.
평양 지도부는 이렇게 지속적으로 협박을 가하면 남측 국민이 동요할 것으로 판단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오히려 북한체제를 이해하려는 계층으로부터도 반감만 자초할 게 뻔하다. 남측으로부터 도움받을 것은 다 받으면서도 이렇게 남측을 흔들려고만 하는 북한에 누가 동조하려 하겠는가. 이러다 보면 대북지원이나 경협에도 장애만 생긴다는 점을 유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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