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스웨덴에서 “지금 우리가 북한에 강하게 나가는 것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회담장에 나오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북한에 아낌없이 퍼주고 그 대신 평화를 사려던 김대중식 햇볕정책과는 정 반대의 ‘역 햇볕정책’논리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스톡홀름 방문 중 유로 뉴스(Euro News)와 가진 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대북지원금의 핵무기 전용의혹에 관한 질문에는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무장으로 나왔으니 얼마든지 그런 의심을 받을 수가 있는 문제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DJ햇볕정책 완전 실패작으로 귀착돼
한 마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야심작인 햇볕정책이 완전 실패작으로 귀착되었다는 결론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남측 정부로부터 많은 달러와 현금을 지원받아 급한 불을 끈 북한이 남측을 교활하게 속이고 어느 날 핵보유국으로 돌변해서 도리어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 순간부터 이런 결론은 극명하게 입증된 셈이다.
DJ의 햇볕정책 원리는 찬바람 대신 따뜻한 햇씰을 많이 쬐어줌으로써 나그네가 망토를 벗도록 유도한다는 이솝우화를 원용한 것이었다. 그런데 정작 햇볕을 퍼붓기 시작하자 흡수통일을 의심한 김정일 정권은 옷을 더 끼어 입는 기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옷을 벗기려던 김대중 정권이 되레 옷을 벗는 웃지 못 할 희화(戱畵)로 나타난 것이다.
그래도 술수의 달인인 DJ는 실망하지 않고 회심의 미소를 잃지 않았다. 김정일이야 서울답방약속을 지키든 말든 주판알을 튕겨보니 남는 장사를 했다는 흡족감 때문일 것이다. 꿈에도 그리던 한국역사상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남이 상 타는 데 결과적으로 들러리를 서준 꼴에 대해 후회막급 했을 법하다.
좌파정권 10년간 퍼준 천문학적 돈이 김정일 핵무기보유 도와
북한 김정일 정권이 남측에서 10년간 퍼준 경제지원 물자와 현금을 핵과 미사일개발에 전용했다는 구체적 증거는 물론 검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인민의 70% 이상이 굶주리고 평양밖에 사는 2세들이 극도의 영양실조상태인 북한에서 남한의 지원물자와 현금을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한푼도 전용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더욱 흥분되는 것은 북한정권이 거의 내일을 기대할 수 없던 절망적 시기에 ‘햇볕정책’의 이름으로 남측으로부터 막대한 헌혈(獻血)의 손길이 뻗어와서 다 망해가던 김정일 정권이 기사회생하는 전기를 잡았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생각나는 것이 북한으로부터 넘어온 노 망명객 황장엽씨의 증언이다. 황씨는 단언했다. 그가 망명을 단행했던 1997년에도 북한은 붕괴가 임박했던 때였다는 것이다. 그대로 놔두면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서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완전히 붕괴할 것이 틀림없다고 예측했었다는 것이다. “나의 그런 예측이 빗나간 데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역할이 주요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실토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의 이러한 말속에는 DJ가 대통령이 되면서 난대 없는 햇볕정책선언으로 다 고사해 가던 김정일 정권이란 식물에 생명수를 뿌려주어 되살아났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김대중과 노무현으로 이어진 좌파정부 10년 동안 우리가 북한에 퍼준 돈과 물자의 총액은 줄잡아 7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여기에 내로라하는 한국 명사들이 경쟁적으로 평양으로 몰려가는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액수까지 합치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은 각자의 추측에 맡긴다.
이렇게 따져 볼 때 지난 10여년간 한국측에서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엄청난 돈과 물자가 고스란히 북한 동포들을 먹여 살리는 데만 정직하게 쓰였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멍청이 정도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말해서 다 죽어가던 김정일 정권을 결정적인 시기에 살려낸 결과 이제는 핵폭탄을 지닌 사실상의 ‘강성대국’으로 변신해서 미국도 무시하지 못하고 대한민국은 도와주고 나서 덜덜 떨어야 하는 것이 오늘의 기막힌 상황이다. 그 원초적 책임은 결국 햇볕정책의 기획, 집행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를 무조건 계승하면서 한 술 더 뜬 ‘짝퉁’인 노무현 전 대통령 등 두 정권이 나누어 져야 할 일이 아닌가 국민의 이름으로 묻고 싶다.
DJ, 반성은 커녕 이명박 대통령에게 망언 서슴치 않아
사리가 그러함에도 그런 역사적 책임의식을 무겁게 느껴야 할 DJ는 반성은 커녕 되레 ‘햇볕정책’을 중단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자유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을 5개국과 공동징벌하자는 데 보조를 함께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김대중은 지난 11일 6.15선언 특별강연을 통해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고 전제한 뒤에 “우리 모두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평화로운 남북관계를 지키는 데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국민을 노골적으로 선동한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규정했으니 그의 무분별한 말에서 노망기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이 망언에 흥분한 보수단체들이 김대중 기념도서관 앞에서 근조(‘謹弔’)라고 쓴 조기와 관을 메고 DJ 장례식 퍼포먼스까지 벌이며 그를 저주했다. 보수단체들이 이런 장례식 퍼포먼스를 한 것은 언행을 진중히 가져야 할 전직 대통령이 함부로 말을 함으로써 스스로 자초한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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