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그대를 처음 만났을때 그대는
숨차게 오른 등산길에
잠시 쉬고싶은 큰 바위산의
아늑한 휴식처 같았습니다.
그 잠시가
이토록 오래 머무르고 있는 건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초록빛 봄날의 싱그러움과
여름날 작열하는 태양의 열정이
가을날 달빛에 흔들리는 갈대의 아름다움에
겨울날 찬바람의 상쾌함으로
자연과 인생의 참의미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그대는
끊어지지않는 긴 고리로 엮어 주기도 했습니다.
때론
그 고리가 끊어질듯 이어질 때도 있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대는
처음 만났을 때의 그 큰 바위산으로 와 계십니다.
그대여!
지금은 설혹 그때의 그 큰 바위산보다
헐벗고 깎이어 졌어도
그보다 더 값진 영혼의 힘이 있지 않습니까!
그 위대함으로
그대 가까이 티끌 만큼의 고민도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대여!
이제 그대는
믿음직스런 큰 바위산보다 나은
높은 정상의 더 아늑한 안식처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그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그대와 함께 더 행복했으면 합니다.
그대여!
편안하십시요.
/ 김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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