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싫은 KBS심야토론을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어젯밤
늦게까지 봤다.
결론은 노무현 식 쿠테타, 대통령 더 해도 그만, 그만 해도
그만! 못돼도 go!다.
놀라운 것은 재 신임 받겠다고 발표할 때 취했던 대통령의
겸손했던 자세가 겨우 24시간이 지나서는 도전적 작심으로
바뀐 점이다.
재 신임을 받겠다는 책임을 몽땅 국민과 야당과 언론에게
무례함을 충격 받고 비틀거리는 사람에게 재차 몽둥이질하는
것과 같다.
대통령에 일단 당선되었으면 취임선서에서 서약한대로 맡은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야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음에도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국민과 야당과 언론이
괴롭힌 탓이라고 도전적 자세를 취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더
이상 국민들은 노무현을 국민의 대통령으로 예우하기가
싫어졌을 것이다.
이제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대통령이란 칭호를 붙이기를
꺼려할지 모른다.
붙이기가 오히려 어색할 것이다.
노무현은 1988년 통일민주당 의원시절 당과 아무런 상의 없이
의원직 사퇴서를 던졌다가 철회했던 사람이다.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당시 "영남지방에서 단1석이라도 차지하지
못하면 확정된 민주당 대선후보를 재 신임 받겠다" 고 했다가
지키지 않은 사람이다.
재 신임 받겠다는 발표를 꼭 실천할지 그것도 의문이다.
토론을 지켜보면서 재 신임 절차도 문제려니와 선언 자체에
함정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지난해 가을, 정몽준 후보와의 여론조사에서 못 먹어도 GO!를
외쳤던 노무현이가 그때 과연 정몽준에게 밀렸더라면 승복
했을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밤이었다.
"내년 총선 전후 재 신임 받겠다" 선언한 노무현은 앞으로
5~6개월 동안 자기 멋대로 즐기면서 간섭하는 국민과 야당에게
"아무소리 말고 그때 가서 신임여부를 결정하라" 고 할 것이다.
그는 재 신임을 묻는 날까지 지지노력을 규합하여 노사모
회원들이 던지는 춤사위장단에 맞춰 온갖 잔머리를 굴릴 것이다.
"나는 절대 물러나지 않는다! 그대들의 열정이 식지 않는 한
나는 재신임 받게된다!"
"우리형님이 나보고 시골 내려와서 농사나 짖자고 하는 소리는
그냥 해보는 소릴 게다"
흥겨운 노래부르며 즐길 것이다.
노무현의 쿠테타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국민들과 닭 쫓던 개
지붕 바라보듯 멍 -하니 청와대를 바라보고 있을 국회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아찔하다.
모쪼록 노무현 大統領이 잔머리 굴리다가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빠지는 우를 범하지 말고 최 단기일 내에 國民投票에 의한 재
신임을 물어 국민의 大統領으로 거듭나기를 충심으로 바라면서
아내를 끌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46983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