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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따로없는 이 현실 어쩌다 이 백성이 여기까지왔나 탐관오리가 들끓는현실속에 죽어나는 민초들 !!! 슬프고 애닳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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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형 '생계범죄' 급증

“3개월 된 아이는 빽빽 울어대고, 실직한 남편은 지난달부터 집에서 놀고 있습니다. 남의 물건에 손대는 것은 절대 안 하려 했지만 굶어죽을 순 없었습니다.”
주부 이모씨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할인매장에서 ‘잠깐 조사 좀 하자’며 다가오는 보안경비업체 직원 앞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그녀의 가방 안에는 매장 안에서 훔친 한우 쇠고기·분유·멸칫가루·우유 등 40여만원 상당의 물품이 들어 있었다. 하나같이 먹을거리였다. 우유 몇 개만 값을 치르고 계산대를 통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씨의 불룩한 가방을 수상히 여긴 보안직원에게 덜미를 잡히고 만 것이다.

이씨는 경찰에서 “얼마 동안 주변의 이웃에게 돈을 빌려 아기 분윳값을 댔지만 그마저 오래가지 못했다”며 “물건을 훔쳐 가방에 넣을 땐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에는 같은 매장에서 주부 박모씨가 4500원짜리 동화책을 훔치다 붙잡혔다. 박씨는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형편에 아이들에게 책과 장난감 사주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며 “아이들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동화책에 손이 갔다”고 후회했다. 파출부와 노래방 허드렛일을 전전하던 그의 손가락은 지문도 나오지 않을 만큼 닳아버린 상태였다.

경제불황의 골이 깊어가며 ‘생계형 범죄’가 늘고 있다. IMF 외환 위기 아래 나타났던 ‘헝그리 절도’ ‘보릿고개형 범죄’가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이 추산한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범죄 발생 건수는 이미 지난해 수준을 모두 넘어선 상태다. 특히 지난해 13만1800여건이던 절도 건수는 올해 14만6800여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일선 경찰서의 형사들은 늘어난 범죄의 상당 부분을 이 같은 ‘생계형 범죄’가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붙잡혀온 사람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20대, 생활고에 쪼들린 30대 주부, 실직한 40대 가장 등 평범한 사회인들로 대부분 초범입니다. 피해 물품도 우유나 옷가지 등 먹고 입는 생활필수품이 대부분이죠.”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진 지난 10월 초, 영등포의 한 할인매장에서는 긴팔 재킷과 티셔츠 등 총 5만원 가량의 의류를 훔친 이모씨가 보안경비업체 직원에게 적발됐다. 이씨는 절단기를 이용해야 끊을 수 있다는 도난방지장치를 이로 끊고, 자신이 입던 옷과 바꿔입은 채 매장을 벗어나다 덜미를 잡혔다. 이씨는 “날씨는 추워지는데 변변한 옷 한 벌 살 돈도 없이 매장을 둘러보다 충동적으로 훔쳤다”고 말했다.

40대 노숙자 이모씨는 화곡동의 한 할인매장 갈비찜 판매대에서 2만4000원짜리 갈비를 들고 그대로 달아나다 붙잡혔다. 할인매장 직원들은 이씨가 1만원을 계산대에 던진 채 쏜살같이 갈비를 들고 뛰어갔다고 전했다. 이씨는 “매일 노숙자센터에서 주는 ‘먹은 것 같지도 않은’ 밥이나 빵으로 살다 보니 고기 생각이 간절했다”며 “구워먹을 곳도 마땅치 않았지만 무작정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의 딱한 사정을 참작, 훈방조치했다.

이마트 공항점 박출호 보안팀장은 “한우 정육 같은 고기류, 겨울용 스웨터나 점퍼 같은 의류가 주로 없어진다”며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물건을 훔친 고객에겐 주의를 주는 수준에 그치지만 미리 도구 준비하는 등 계획적인 범행의 경우에는 경찰에 넘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황과 함께 점차 심해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대한 중하류 계층의 상대적 박탈감이 좌절과 절망, 분노를 지나 범죄 단계로 이행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회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날 경우 강도·절도 등 범죄형태가 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방향으로 심화될 경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인섭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실장(범죄학)은 “IMF 위기 이후 두 번째 경제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들이 빈곤의 고통을 견디다 못해 절도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자포자기한 심정은 ‘한탕’을 노리는 강력범죄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채성진기자 [email protected] )

(김남인기자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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